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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수서 우라늄 등 방사성물질 다량 검출

중앙일보

입력

음용수로 사용하는 지하수에서 우라늄과 라돈 등 방사성물질이 다량 검출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연구원이 3일 발표한 `2000년 지하수중 방사성물질 함유실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국의 심성암(화강암) 대에 위치한 145개 지하수중 2곳에서 암을 유발하고 신장을 손상시키는 우라늄이 캐나다 기준치인 100ppb(1ppb는 10억분의 1) 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라늄에 대해서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캐나다만이 기준치를 설정해 놓고 있다.

캐나다 기준치를 초과한 곳은 경기도 포천군 이동면 도평리와 여주군 강천면 강천2리의 지하수로 330ppb, 268ppb의 우라늄이 각각 검출됐다. 이 두 지역의 지하수를 매일 2ℓ씩 마실 경우 우라늄 인체 노출수준은 세계보건기구 권고치(1만분의 1씨버트/연간, 씨버트는 방사성물질이 생체에 미치는 최종 양) 보다 배 정도 높게 된다.

특히 우라늄이 붕괴할때 발생하는 가스형태의 방사성원소로, 폐암을 유발하는 라돈은 조사대상 지하수의 31%인 45개 지하수에서 미국의 잠정규제치인 3천pCi/ℓ(피코큐리/리터, 1pCi는 1초당 100분의 3.7개의 원자가 붕괴하는 방사성물질의 양) 보다 높게 측정됐다.

충북 단양군 대강면 반곡리 황정산쉼터 지하수의 라돈 농도는 2만5천92pCi/ℓ로, 미국의 잠정 규제치에 비해 8.4배 높았다. 포천군 이동면 도평리와 충남 서천군 서천읍 사곡리 레포츠공원 지점의 지하수에서도 1만1천405pCi/ℓ, 1만142pCi/ℓ의 라돈이 각각 검출됐다.

방사성물질이 내뿜는 방사선의 하나인 전알파(gross-α) 세기는 0.02∼11.43pCi/ℓ로 미국 기준치(15pCi/ℓ) 보다 낮게 나타났다.

문제가 된 이들 지하수는 그동안 음용수와 생활용수로 사용돼 왔다.

환경부는 우라늄이 높게 검출된 지하수의 경우 식수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라돈이 초과 검출된 지하수에 대해서는 라돈의 반감기가 3.8일인점을 감안해 정수처리 후 음용토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환경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방사선 노출정도 및 건강영향 등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현재 진행중인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2002년까지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수질기준을 설정하고, 적절한 관리대안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심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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