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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두 美 영사관 결국 폐쇄…中 "우리는 뒷문 아닌 정문 진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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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쓰촨성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이 27일 오전 10시 폐쇄됐다. 1985년 문을 연 지 35년 만이다. 정문을 중심으로 왼쪽과 오른쪽에 미국 영사관임을 알리던 현판 등이 천으로 가려진 상태다. [AFP=연합뉴스]

중국 쓰촨성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이 27일 오전 10시 폐쇄됐다. 1985년 문을 연 지 35년 만이다. 정문을 중심으로 왼쪽과 오른쪽에 미국 영사관임을 알리던 현판 등이 천으로 가려진 상태다. [AFP=연합뉴스]

중국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주재 미국 총영사관이 27일 오전 35년 만에 공식적으로 문을 닫았다. 중국이 미국의 휴스턴 총영사관 폐쇄에 맞서 보복 조치를 취하면서다.

중 '맞불 폐쇄'에 27일 10시 철수 #CCTV 등 현지언론 보란 듯 생중계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성명에서 폐쇄 사실을 밝히며 “(청두 미 영사관은) 35년 동안 중국 서부에서 주민들과 관계를 쌓아왔다”며 “중국 공산당의 결정에 크게 실망했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 타임스도 중국 외교부가 27일 오전 10시를 기해 청두 미 영사관을 폐쇄했다고 전했다.

중국 현지매체는 이날 웨이보와 트위터 등에 “우리는 청두 미 영사관 정문을 통해 들어가 폐쇄 절차를 진행했다”고 적었다. 이는 미국이 24일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 폐쇄 당시 영사관 뒷문을 강제로 따고 진입한 모습과 대비시켜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인민일보 등 매체들이 게시물에 글과 함께 공개한 영상에는 마스크를 착용한 중국 당국 관계자들이 정문을 열고 들어가는 장면과 천으로 영사관의 현판을 가리는 모습이 담겨 있다.

26일(현지시간) 한 남성이 중국 청두 주재 미 영사관에 붙어 있는 미국 현판을 제거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한 남성이 중국 청두 주재 미 영사관에 붙어 있는 미국 현판을 제거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날 폐쇄 절차는 새벽부터 이어졌다. 중국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청두 미 총영사관은 27일 오전 6시 18분(현지시간) 게양돼 있던 성조기를 내렸다. 지난 25일 청두 총영사관의 미국 휘장을 제거하고, 26일엔 총영사관 현판을 뗀 데 이어 이날 성조기까지 내리며 사실상 폐쇄 절차를 마무리한 것이다.

영국 BBC방송도 이날 오전부터 청두 총영사관의 미국 외교관들이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서류 박스와 쓰레기봉투를 들고 분주히 움직이는 직원들이 목격된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27일(현지시간) 중국인들이 중국 청두 주재 미국 영사관 앞에 모여 휴대전화와 카메라로 영사관 폐쇄 장면을 찍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중국인들이 중국 청두 주재 미국 영사관 앞에 모여 휴대전화와 카메라로 영사관 폐쇄 장면을 찍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외교부가 폐쇄 조치를 밝힌 24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청두 영사관 앞에는 수천 명의 중국인이 몰려들어 휴대전화로 폐쇄 장면을 사진과 영상으로 남겼고, 폭죽을 터뜨린 시민도 있었다. CCTV 등 중국 주요 매체들도 성조기를 내리는 장면 등을 생중계로 전했다.

G2 간 ‘공관전쟁’이 확전 양상으로 흐를 것이란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 “언제든 중국 공관을 추가로 닫을 수 있다”고 밝힌 데 이어 공화당 중진 상원의원도 비슷한 언급을 했다. 미 상원 외교위 소속인 테드 크루즈 공화당 의원은 26일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영사관 추가 폐쇄 여부를 묻는 질문에 “아마 그럴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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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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