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번엔 신입 유학생 타깃 "100% 온라인수업땐 입국금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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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가을학기에 100% 온라인 수강을 하는 신입 유학생들의 입국을 금지한다.

미국 하버드대 교정을 걷는 학생들. [AP=연합뉴스]

미국 하버드대 교정을 걷는 학생들. [AP=연합뉴스]

로이터통신은 24일(현지시간) 미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이날 대학 당국자들에게 공문을 통해 이같이 공지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ICE는 공문에서 "지난 3월 9일까지 등록이 안 된 신입생이 올 가을학기에 전면 온라인 수강을 받는다면 비자를 발급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다만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이거나, 외국에 있지만, 비자를 소지하고 곧 재입국하는 유학생들은 100% 온라인 수강을 하더라도 비자가 유지된다고 공문은 덧붙였다.

처음에 대면 수업을 신청하고 향후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경우에도 미국에 남아 있을 수 있다.

AP는 24일 보도에서 "이번 방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모든 강의를 온라인으로만 진행하는 학교에 등록하려는 신입 유학생을 주로 겨냥한다"고 평가했다.

ICE는 유학생들의 온라인 수강 제한을 완화한 지난 3월 정책 내용을 명확히 하기 위해 이번 지침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통상 미 대학에 다니는 외국인 학생들은 학기당 1개 이상의 온라인 강의를 들을 수 없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지난 3월 ICE는 유학생들이 온라인 수업만 들어도 비자를 유지할 수 있게 규제를 완화한 바 있다.

ICE는 이날 공문에서 지난 3월 규제 완화 발표는 올해 3월 9일을 기준으로 학교에 이미 등록돼 있던 학생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이라고 명확히 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6일 가을학기에 100% 온라인 수강을 하는 비이민자  F-1 및 M-1 비자 학생들의 미국 체류와 신규 비자 발급을 금지한다는 지침을 밝혔다가 여론의 반발로 1주일여 만에 전면 철회했다.

1800개 대학으로 구성된 미 교육협의회(ACE) 측은 이번 지침에 대해 "이미 이런 일을 우려해 대비하고 있었다"면서도 "여전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하버드대는 ICE의 3월 정책을 신입 유학생에게도 확대 적용해달라고 의회에 요청하고 있지만, 이런 요청이 당장 받아들여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와 관련해 하버드대는 신입 유학생들이 외국에서 온라인 수강을 하거나 입학을 연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에 더해 이번 정부 방침으로 미국 대학들의 재정난은 한층 심해질 전망이다. 통상 미 대학들은 국내 학생보다 유학생들의 등록금을 더 비싸게 책정한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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