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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박사' 표현, 사무관 쓰고 처장은 읽기만 했다는 보훈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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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득 국가보훈처장이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이화장에서 열린 이승만 전 대통령 서거 55주기 추모식에서 추모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삼득 국가보훈처장이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이화장에서 열린 이승만 전 대통령 서거 55주기 추모식에서 추모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승만 전 대통령 서거 55주기 행사에서 박삼득 국가보훈처장이 이 전 대통령을 ‘대통령’이 아닌 ‘박사’로만 지칭한 것에 대해, 국가보훈처가 “이승만 전 대통령 추모사에 ‘박사’라는 표현을 넣은 것은 행정사무관”이라고 주장했다.

25일 보훈처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보훈처는 “올해 이승만 전 대통령 추모사는 행정사무관이 직접 작성했고, 따로 수정한 사람도 없다”는 취지로 보고했다. 추모사 작성 전반은 행정사무관이 주도했고 박 처장은 읽기만 했다는 보훈처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박사라는 표현이 수차례 들어갔는데 박 처장이 몰랐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논란이 되자 핑계를 대는 건가’ 등의 비판이 나왔다.

지난 17일 보훈처는 ‘이승만 전 대통령 서거 55주기 추모식’ 보도자료를 통해 박삼득 처장이 추모식에 참석한다고 알렸다. 문재인 정부 초대 보훈처장였던 피우진 전 처장은 3년 내내 참석하지 않았기에 박 처장의 참석은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이승만 전 대통령을 ‘박사’로만 칭한 보훈처장의 추모사가 논란이 됐다. 추모사에서 박 처장은 이 전 대통령 직책을 7차례 언급하면서 모두 ‘박사님’으로 표현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재옥 미래통합당 의원실에 따르면 2011년부터 올해까지 10년간 국가보훈처장의 추모사(대독 포함)를 보면, 9번 모두 ‘대통령님’으로 지칭했고 ‘박사님’로 칭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보훈처는 지난 24일 공식 페이스북 등을 통해 “전 대통령 이승만 박사에 대해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호칭은 ‘박사’, ‘초대 대통령’. ‘전 대통령’ 등”이라며 “일반적인 독립유공자의 호칭은 ‘선생’, ‘장군’, ‘박사’ 등”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호칭과 초대 대통령 인정 여부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추모식을 주관한 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도 이승만 박사 호칭이 이승만 박사를 폄훼한 것이 아니며 ‘추모사 내용도 상당히 만족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덧붙였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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