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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500장 넘게 왔다"…'소향' 팬들이 칠곡군에 마스크 보내는 사연은

중앙일보

입력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얼굴에 천을 두르고 있는 에티오피아 6·25전쟁 참전용사들의 모습. [사진 칠곡군]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얼굴에 천을 두르고 있는 에티오피아 6·25전쟁 참전용사들의 모습. [사진 칠곡군]

가수 소향. [중앙포토]

가수 소향. [중앙포토]

 경북 칠곡군은 6·25 전쟁의 격전지인 다부동이 있는 곳이다. 추모 현수막 수십 개가 내걸릴 만큼 고(故) 백선엽 장군에 대한 팬심 가득한 곳이기도 하다. '호국의 고장'이라는 슬로건을 쓸 만큼 국가관, 보훈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최근 이런 칠곡군에 JTBC 비긴 어게인 등에 출연한 국민 가수 '소향'의 팬클럽 회원들이 자꾸 마스크를 보내고 있다. 소향 국내 팬 카페 ‘포스 패밀리’ 회원 장시군(47·서울)씨는 지난 20일 마스크 110장을 칠곡군에 기탁했다. 소향 글로벌 팬 클럽 ‘Sohang Fan Page’ 회원인 토레스(Torres·캐나다)는 국제우편으로 마스크 100장을 칠곡군에 보내왔다. 며칠 사이 이렇게 보내온 마스크만 1500장이 넘는다.

 소향 팬들은 왜 칠곡군에 마스크를 보내는 걸까.

 사연은 지난달로 거슬러 올라간다. 소향은 우연히 디지털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고 있지만 수건이나 헝겊 등으로 마스크를 대신하는 에티오피아의 6·25 참전용사와 유가족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했다. 그러면서 경북 칠곡군의 마스크 기부 캠페인인 ‘6037 캠페인'을 알게 됐고, 자연스럽게 홍보대사를 맡게 됐다고 한다.

 칠곡군의 주도로 시작된 6037 캠페인은 에티오피아의 6·25 참전용사 6037명의 헌신에 보답하기 위해 마스크를 기부하는 운동이다. 소향이 6037 캠페인에 참여한다는 소식을 접한 국내외 소향 팬들이 하나둘 의기투합한 것이다.

가수 소향과 마스크를 기부한 소향 팬클럽 회원. [사진 칠곡군]

가수 소향과 마스크를 기부한 소향 팬클럽 회원. [사진 칠곡군]

 소향 팬들이 칠곡군에 보내온 마스크는 모두 주한 에티오피아 대사관 외교행낭을 통해 에티오피아 현지에 있는 생존 6·25 참전용사와 참전용사 유가족에게 전해진다. 이들은 에티오피아 외곽에 위치한 '코리안빌리지'에 주로 모여 살고 있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보훈에는 국경이 없다. 에티오피아 참전용사의 값진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었다"며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를 위한 마스크 나눔에 동참해 준 가수 소향과 팬 여러분에게 진심어린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칠곡군은 지난달 19일 전국 각지에서 기부받은 마스크 3만장과 손 소독제 250병을 주한에티오피아 대사관에 1차로 전달했었다.

칠곡=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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