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무어 "환경운동가들 녹색 에너지 환상이 환경 망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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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기
전영기 기자 중앙일보 논설위원
마이클 무어

마이클 무어

 마이클 무어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인간들의 행성(Planet of the humans)’은 인터넷 검색창에서 해당 제목을 한글이나 영문으로 치면 나온다. 100분짜리 원본을 25분짜리 4개로 잘라 한글 자막을 깐 동영상도 있다. 이 동영상들은 ‘지구와에너지 매거진’ ‘원자력산업회의’ 사이트에 들어가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인간들의 행성’은 막대한 비용을 치르고도 기후변화와 싸움에서 패배하는 이유에 대해 “인류가 태양광과 풍력, 바이오매스 등 녹색에너지에 대해 환상을 갖고 있으며 환경운동 지도자들이 잘못된 길로 인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다큐는 녹색에너지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소재, 부품, 장비들이 모두 화석연료에서 나오는 에너지로 생산되고 있는 점을 증명했다. 또 석탄·석유 화력을 대체하는 천연가스(LNG) 역시 화석연료의 일종이라는 점을 적시했다.

인간들의 행성(Planet of the humans)

인간들의 행성(Planet of the humans)

태양광 패널이나 풍력의 터빈은 재생 가능하지 않다. 녹색에너지 발전소를 짓기 위해서 산꼭대기를 깎고 숲과 나무를 없애는 일은 다반사다. 독일은 친환경의 나라로 찬양받고 있으나 유럽 최대의 석탄 소비국이다. 겉으로 보기에 근사한 녹색에너지를 만든다면서 안 보이는 곳에서 녹색을 파괴할 수밖에 없는 모순과 악순환에 환경운동가들은 어떤 답변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들은 보고 싶은 것만 보기에 이런 문제가 왜 문제인지조차 모른다는 게 무어의 메시지다.

전영기 중앙일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