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급한 트럼프 "마스크 쓰는게 애국" 사진도 찍어 트윗 올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마스크 쓰는게 애국"이라며 "당신들이 제일 좋아하는 대통령인 나만큼 애국적인 사람은 없다"고 했다. 트위터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마스크 쓰는게 애국"이라며 "당신들이 제일 좋아하는 대통령인 나만큼 애국적인 사람은 없다"고 했다. 트위터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마스크 쓰기에 반대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스크 옹호론으로 급선회했다.

트럼프, 트위터에 마스크 착용 샷 처음 올려 #공화당원 '마스크 쓴다' 35%→45% 증가 #아칸소 등 공화당 주지사 마스크 의무화 #내일부터 백악관 코로나 브리핑도 재개 #'대응 미흡' 여론에 상황통제 이미지 노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마스크를 쓰면 애국자"라는 글과 함께 마스크를 쓴 사진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스크 착용 샷을 트위터에 올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는 트위터에서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중국 바이러스를 물리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어려울 때는 마스크를 쓰는 게 애국심이라고 많은 사람이 말한다"고 썼다.

이어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대통령, 나보다 더 애국적인 사람은 없다"는 문장과 함께 마스크를 쓴 사진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뒤늦게 마스크를 지지하는 이유는 미국인들 사이에 마스크 착용이 보편적으로 확산한 데다 특히 공화당원들도 마스크 쓰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악시오스와 입소스가 지난 14일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외출할 때 마스크를 쓴다고 응답한 공화당원은 6월 26~29일 35%에서 7월 10~13일 45%로 늘었다. 민주당원은 같은 기간 71%에서 78%로 증가했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대체로 마스크 착용을 지지하고, 공화당원은 반대해 왔으나 최근에는 공화당원의 마스크 착용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마스크 쓰기에 반대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1일 워싱턴 인근 병원을 방문할 때 마스크 쓴 모습을 처음 공개했다. [AFP=연합뉴스]

마스크 쓰기에 반대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1일 워싱턴 인근 병원을 방문할 때 마스크 쓴 모습을 처음 공개했다. [AFP=연합뉴스]

공화당 소속 주지사가 이끄는 주 정부들도 속속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나섰다. 아칸소주는 이날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할 수 없는 실·내외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에이사 허친슨 아칸소 주지사는 공화당 소속이다.

플로리다와 애리조나, 텍사스주 등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지역도 마스크 착용을 자율에 맡기다가 최근에는 의무화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내일부터 백악관 코로나19 브리핑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거짓 정보를 퍼뜨린다는 비판에 4월 말 브리핑을 중단한 지 약 3개월 만에 다시 마이크를 잡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최근 플로리다, 텍사스 등 몇몇 지역에서 코로나19 발병이 크게 늘었다"면서 "그래서 내가 참여해서 브리핑을 시작하는 게 우리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급증하자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해 브리핑 재개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3월부터 한 달여 동안 거의 매일 대국민 브리핑을 열었다. 길게는 두 시간씩 이어지는 브리핑에서 비과학적인 발언으로 논란이 일면서 지지율이 떨어지자 잠정적으로 중단했다.

지난 4월 23일 브리핑에서는 코로나19 환자에게 자외선이나 강력한 햇볕을 쬐게 하고, 살균제를 몸에 주입해 치료하는 방안을 검토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가 거센 비난에 휩싸였다.

하지만 최근 지지율이 하락하고, 코로나19 확산으로 유권자를 직접 만나는 선거 유세를 열기 어려워지면서 소통 방법으로 브리핑을 다시 선택했다. 트럼프의 코로나19 브리핑은 오후 5시(미국 동부시간)에 열릴 예정이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