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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충격 딛고 ‘V자 반등’한 중국…2분기 3.2% '깜짝 성장'

중앙일보

입력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일전을 치르는 세계 경제에 중국이 희망의 신호탄을 쐈다. 44년 만에 최악의 성장률을 기록했던 1분기(-6.8%)의 충격을 딛고, ‘V자 반등’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전방위 부양책이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주요국 중 처음으로 코로나19의 충격을 극복한 나라”라고 보도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6일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1년 전보다 3.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전분기 대비로는 11.5%의 가파른 성장이다. 시장의 예상치를 훌쩍 웃도는 성적표이기도 하다. 시장과 전문가는 대체로 2.5% 안팎(전년 동기대비)의 성장률을 전망했다.

사실 2% 중반의 성장률도 선방으로 여겨질 정도였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던 1분기(-6.8%)의 성적표가 너무 처참했기 때문이다. 마이너스 성장률은 1976년(-1.6%) 이후 처음이었다. 분기 수치로도 해당 통계를 집계한 지난 92년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했다.

깊은 골짜기로 굴러떨어졌던 중국 경제를 3개월 만에 산등성이로 끌어올린 건 중국 정부다. 지난 5월 8조5000억 위안(약 1500조원)의 슈퍼 부양책을 발표한 중국 정부는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경기 부양에 총력전을 펼쳤다. 재정은 풀고 세금은 줄이고 대출 금리는 낮췄다. 또 지방 정부에 인프라와 부동산 건설 투자를 위한 대출을 해 전국적인 경기 살리기에 시동을 걸었다.

제조업과 수출 등 각종 경기지표에 드리웠던 그림자도 조금씩 걷히고 있다.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지난 2월 역대 최저치(35.7)를 기록한 뒤 지난달(50.9)까지 4개월째 확장 추이를 이어가고 있다. 6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수출은 예상을 깨고 1년 전보다 0.5% 증가했다.

류아이화(劉愛華) 국가통계국 대변인도 이날 “상반기 중국 경제는 전염병 사태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을 조금씩 극복하고 있으며 하반기에도 지속적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은행인 TS 롬바르드 장바오 이코노미스트는 “3ㆍ4분기에 중국 경제가 5%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만약 이런 추세를 이어간다면 올해 주요국 가운데 중국만이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달성할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1%로 예상했다. 세계 경제(-4.9%)와 선진국(-8%) 성장률 전망치와 비교하면 간극은 상당하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의 2분기 성장세는 코로나19팬데믹(대유행)에서 회복하기 위한 전 세계적 투쟁 과정에서 중요한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낙관은 이르다. 중국이 괄목한 성과를 냈다기보다 다른 국가의 경제 상황이 나쁜 탓에 이 정도의 성적표도 두드러져 보인다. 실제로 중국 경제도 코로나19의 충격을 완전히 털어내지는 못했다. 3.2%라는 2분기의 ‘깜짝 성장’에도, 상반기 성장률(-1.6%)은 마이너스에 머물렀다.

풀어야 할 난제도 첩첩이다. 소비 심리는 여전히 얼어붙은 데다 민간 투자도 부진한 상태라서다. 이날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6월 소매판매는 1년 전보다 1.8% 줄었다. 상반기 고정자산투자도 3.1% 줄어들었다.

커지는 빚의 압력도 중국 경제를 옥죄는 위험 요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의 GDP 대비 총부채비율은 지난 3월 258%에서 6월 말 265.4%로 높아졌다. 중국 정부도 재정과 통화정책을 통한 추가 부양책에 대해서는 숨 고르기를 하는 듯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

미쉘 램 소시에테제너럴 대중국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정책 당국자가 현 수준의 성장 궤도를 적정하게 여기고 광범위한 부양은 자제한 채 실탄을 아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일자리를 만들어 실업률(5.7%)을 낮추고, 홍콩안전법 등을 둘러싸고 고조되는 미국과 갈등을 완화하는 것이 중국 경제의 또 다른 과제”라고 지적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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