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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과학] 머리카락 컬러염색

중앙일보

입력

빨강.파랑.노랑.황갈색…. 청소년들에게 유행하는 다양한 머리카락 색깔들이다.

흰머리카락을 검게 만드는 염색을 주로 봐 오던 터라 이런 컬러 염색은 왠지 염료나 염색방법이 달라 보인다. 사실 색깔이 다른 만큼 염료는 모두 다르다.

빨강색을 내는 염료는 모노니트로페닐렌디아민, 노랑색은 니트로아미노페놀, 황갈색은 올소아미노페놀 등 평소 거의 듣지 못한 화합물을 사용한다.

그러나 염색원리는 흰머리카락을 검게 만드는 것과 같다. 그렇다고 그 원리가 그리 간단하지는 않다. 머리카락의 구조와 화합물의 적절한 화학반응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주 가늘고 매끈해 보이는 머리카락도 현미경으로 들여다 보면 겉은 생선 비늘처럼 돼 있고 그 아래쪽에는 5~8겹의 껍질이 말려있는 형태로 돼있다. 이를 모표피라고 한다. 그 밑층은 머리카락의 70~80%를 차지하는 모피질이 있다. 김밥에 비교하면 밥에 해당한다.

염색약은 이런 구조를 최대한 이용한다. 보통 염색을 할 때 두 가지 약을 섞어 머리카락에 바르는데, 그 중 하나는 암모니아에 원하는 색상의 염료를 혼합한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과산화수소다. 이 세 가지는 역할이 서로 다르다.

암모니아는 머리카락이 부풀어 비늘을 들뜨게 만든다. 염료와 과산화수소가 속으로 잘 스며들게 하기 위해서다.

과산화수소는 머리카락 속의 멜라닌 색소를 파괴해 하얗게 탈색한다.

몸에 상처를 입어 피가 날 때 소독약으로 쓰는 과산화수소를 바르면 빨간 피 색깔이 무색으로 변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빨강이나 노랑색 등 색깔을 내는 염료는 멜라닌이 파괴된 자리를 메우고 들어 앉는다.

염색약을 바른 뒤 한참을 기다렸다 머리를 감는 것은 멜라닌 탈색과 염료가 제자리를 잡을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주기 위한 것이다.

시간을 잘 맞추지 않으면 제 색깔이 나오지 않는 것은 이런 이유다.

이런 염색은 머리카락 속까지 색깔을 바꾸기 때문에 머리를 아무리 감아도 색이 잘 바라지 않는다.

이밖에 미장원에서 하는 코팅 컬러 염색도 있다. 페인트 칠을 하듯 머리카락 겉에 염료를 바른 뒤 얇은 비닐막을 그 위에 덧씌우는 식이어서 반짝반짝 윤이 나지만 색이 잘 빠지는 단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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