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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창업 초기 영입 1순위는 유머감각 뛰어난 기술자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김진상의 반짝이는 스타트업(77) 

창업가는 창업 초기 자기가 잘 모르는 분야의 인재를 영입해 원하는 역량을 갖춘 조직을 구성해야 할 때 두려움을 느낀다. 기술적 지식이나 경험 없이 개발팀을 구성하는 것은 마치 로또를 사는 기분처럼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지만, 아주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많은 비기술자 출신 창업가가 활용하는 노하우는 어떤 것이 있는지 공유하고자 한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만들고자 하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각 과정에 필요한 기술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다. 그다음으로 해당 기술을 보유한 지인 등에게 좋은 사람을 추천해 달라고 부탁하는 것이다.

가끔 ‘그 기술을 내가 직접 배울 것이라면 왜 기술 인력을 영입해야 하는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와 같이 기술 지식을 어느 정도는 갖춰야 하는 이유는 창업가가 관련 분야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아야 주변에 추천을 부탁하거나, 채용 조건을 내걸 수 있기 때문이다.

창업 초기 개발자들은 고객을 감동하게 할 정도의 제품을 성공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에 힘들어한다. 이런 스트레스와 강박 관념을 잘 극복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팀원 간의 화합이다. [사진 piqsels]

창업 초기 개발자들은 고객을 감동하게 할 정도의 제품을 성공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에 힘들어한다. 이런 스트레스와 강박 관념을 잘 극복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팀원 간의 화합이다. [사진 piqsels]

비기술자 출신 창업가도 사업을 하다 보면 반기술자가 된다고 하는 말이 있다. 문제는 사업을 하는 와중에 기술을 배우는 것은 실패 가능성도 크고 시행착오의 비용이 과다하게 발생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어차피 사업을 수행하는 과정을 통해 반기술자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 창업의 현실이라면 과다한 비용이 발생하는 것을 줄이기 위해 창업 전에 해당 기술에 대한 기초 지식을 조금 더 심도 있게 공부해 두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최전선에 있는 창업 초기 개발자의 스트레스는 매우 크다. 고객을 감동하게 할 정도의 제품을 성공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에 힘들어한다. 이런 스트레스와 강박 관념을 잘 극복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팀원 간의 화합이다. 궁극적으로 위대한 제품은 강력한 팀 화합에서 나온다. 팀원 간의 화합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 기술자의 유머감각, 개인 성격 및 성향 등이 회사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위트 있는 유머감각은 창업 초기 팀의 경직성을 풀어주고 열린 사고도 가능하기 하기 때문에 창의적이고 스마트한 문제 해결에도 큰 도움이 된다. 상황에 적절치 않은 아재 개그의 가장 큰 문제는 흐름을 막는 어색한 분위기 조성으로 인해 팀원 간의 경직성을 높인다.

즐겁고 기쁘게 일하기 위해 창업한 것임을 잊지 말고 인재 영입에 힘써야 한다. 창업가의 유머 코드와 성향이 영입 대상과 얼마나 맞는지 확인하고 싶다면 상대방에게 “최근 가장 크게 웃어봤던 때는 언제인가” “남들은 해보지 않았을 법한 일탈 행동은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을 던져보라. 이들 질문과 관련해 영입 대상자가 여러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서로를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비기술자 출신 창업가는 개발자에게 던진 기술 관련한 질문에 대한 답을 이해하기 어렵다. 이런 경우 해당 분야의 전문가와 함께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이 가장 좋다. 만약 그럴 수 없다면 어려운 기술 질문을 하려 하지 말고, 창업가가 뛰어들 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경쟁업체 제품의 장단점에 관해 물어보고 이를 기술적으로 개선하려면 무엇이 필요할지 이야기를 나눠보기 바란다.

자신이 엄청난 개발 능력을 갖고 있다고 과시하는 사람을 경계해야 한다. 이를 가려내기 위해서는 ’당신은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사람인가. 그렇다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물어보면 된다. [사진 pexels]

자신이 엄청난 개발 능력을 갖고 있다고 과시하는 사람을 경계해야 한다. 이를 가려내기 위해서는 ’당신은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사람인가. 그렇다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물어보면 된다. [사진 pexels]

창업 초기에는 품질보증 역량을 독립적으로 보유할 여력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개발한 제품에 대한 품질 관리와 보증을 위해 개발자 스스로 어떤 노력을 기울일 수 있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런 질문을 여러 면접 대상자에게 해보면 누가 가장 나에게 적합할지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경계해야 할 대상도 있다. 대표적으로 자신이 엄청난 개발 능력을 갖고 있다고 과시하는 사람으로, 소위 ‘입’ 기술자다. 이를 가려내기 위한 간단한 방법으로 “당신은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사람인가. 그렇다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물어보면 된다. 그저 간단하고 너무 평범해 보이는 이 질문은 생각보다 강력한 힘을 갖고 있어 상대방의 허세를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다양한 기술과 경험을 가진 개발자를 영입한다는 것은 스타트업에게 정말 힘든 일이다. 더군다나 스타트업이 지향하는 문화와 가치에 딱 맞는 개발자를 영입한다는 것은 더더욱 그렇다. 최소한 위 사항을 명심하고 인재를 영입해야 허튼 망상에 빠지지 않고 스타트업의 현실을 직시할 수 있으며, 무엇을 어떻게 개선하고 성장시킬 수 있을지도 가늠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다음 기회에 스타트업의 인재 영입 시 고려해야 할 것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겠다.

앰플러스파트너스(주) 대표이사·인하대/경희대 겸임교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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