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치료 지침 변경

중앙일보

입력

미국 보건부와 헨리 J. 카이저 가족 재단 등이 공동 개발, 1 일 발표한 새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 치료지침은 에이즈 환자의 증세가 확연해질때 까지 항(抗) 레트로바이러스 치료제의 사용을 늦출 것을 권고하고 있다.

치료지침은 에이즈 환자의 경우 치료제인 항 레트로바이러스 약품을 영구 복용해야 하기 때문에 그 사용을 최대한 늦추는 것이 좋다며 이같이 당부했다.

지침은 이에 따라 환자의 혈액내 에이즈 바이러스(HIV) 수치가 크게 높아지고 면역작용을 하는 백혈구 수가 크게 줄어든 뒤 항 레트로바이러스 치료제 사용을 시작하라고 주문했다.

항 레트로바이러스 치료제는 처음 개발됐을 때만 해도 HIV를 박멸할 수 있기 때문에 한시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것으로 판단됐으나 최근 연구 결과 그렇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치료제는 단지 HIV의 증식을 억제할 뿐 죽이지는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따라서 장기 복용할 경우 몸에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연구진은 경고했다.

앤터니 포시 미국 국립 알레르기 및 전염병 연구소장은 에이즈 환자는 치료제를 영구 복용해야 하는 것으로 최근 드러남에 따라 이같은 새 에이즈 치료지침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포시 소장은 항 레트로바이러스 치료제를 장기 복용할 경우 환자의 콜레스테롤 수치가 크게 높아지거나 빠른 시일 안에 심장병을 일으킬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약을 장복하면 바이러스의 내성이 강해져 나중에는 약효가 없어질 수 있다고 포시 소장은 강조했다.

기존의 에이즈 치료지침은 에이즈 징후가 나타나지 않은 환자의 CD4 세포(백혈구) 수가 세포 1㎣당 500개 이하로 떨어지는 가벼운 단계 부터 항 레트로바이러스 치료제를 사용하라고 권장했었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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