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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건강정보시대…진료예약서 사이버 문상까지

중앙일보

입력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이제호 교수는 진료가 끝난 뒤에도 늦은 밤까지 연구실에 남아 또 다른 업무에 매달린다.산부인과교실 홈페이지로 쏟아져 들어오는 환자들의 질문이 그의 퇴근시간을 뺏고 있는 것.

환자들은 상담을 통해 치료결과에 대한 궁금증을 풀거나 검사결과를 받아 봄으로써 다시 병원을 찾는 불편함을 덜 수 있다.

인터넷이 보편화되면서 의료정보에 목말라하던 환자들의 갈증이 크게 해소되고 있다.병·의원 홈페이지를 포함,2만여개로 추산되는 의료사이트들이 의료 정보의 상담창구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눈에 띄는 변화는 병원과 의사들의 의료정보 서비스 확대.의사들은 병원에서 운영하는 사이트 외에도 개인이나 교실단위로 홈페이지를 운영하면서 환자들과 사이버 공간에서 만나고 있다.

순천향대병원 일반외과 이민혁 교수처럼 유방암환자를 위해 개인 홈페이지(www.breast.ac.kr)를 운영하는 의사가 있는가하면,대학병원에서 얼굴기형을 다루는 교수들이 모여 만든 사이트(www.face.or.kr)도 등장했다.

병원들이 환자 서비스차원에서 인터넷으로 무장하는 것도 새로운 경향이다.이른바 ‘요람에서 무덤까지’인터넷으로 해결해 준다는 전략.여성전문 미즈메디병원은 산모에게 출산한 아이의 홈페이지를 제작해 준다.

인터넷으로 갓 태어난 아이의 동영상을 보면서,신생아 육아정보를 열람하거나 의사에게 건강상담을 할 수 있다.강북삼성병원에서 운영하는 사이버 장례식장은 직접 문상을 오지 않고도 애도의 글을 올리고,부의금을 낼 수 있도록 했다.

이제호 교수는 “병원에서 운영하는 사이트는 진료예약에서 의료상담,불친절 고발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다 내용을 신뢰할 수 있어 이용가치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포털사이트의 증가가 주춤한 대신 류마티스·정맥류·소아한방과 같은 특정 질환이나 분야를 다룬 사이트가 생겨나는 것도 새로운 추세다.예컨대 외국 출장을 가기 전 해당 국가의 독감정보를 알려면 ‘www.dokgam.com’에 들어가 보면 된다.

여기에는 감기와 독감 구별법,상담실도 마련돼 있다.또 집에 굴러다니는 약이 어떤 약이고,어떻게 복용해야 되는지는 ‘www.kimsonline.co.kr’가 해결해 준다.

코골이사이트(www.snoring.co.kr)를 운영하는 민이비인후과 민원식 원장은 “환자의 50% 이상이 홈페이지를 본 뒤 찾아온다”며 “환자들의 인터넷 이용률이 수직 상승하고 있음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동병상련의 아픔을 나누는 환자 동호회 사이트도 활발하다.‘members.tripod.lycos.co.kr/bigsmile1’은 서울대에서 치료받은 언청이 자녀를 둔 부모들의 동호회 사이트.성형,언어치료 상담 등 치료 정보가 잘 정리돼 있다.

‘마음을 나눠요’코너에선 부모들의 애환과 치료비 없는 사람들을 위한 후원단체도 안내한다.질병별 동호회를 찾으려면 포털사이트 검색난에서 암·백혈병 등 병명을 친 뒤 카테고리 내 검색에서 동호회를 지정하면 된다.

환자 편의에 맞춰 원격의료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 의료사이트들도 등장하고 있다.종래 포탈사이트들이 콘텐츠와 의료상담에 머물렀다면 이들은 가정에 간단한 건강진단기를 제공하고 원격의료에 가까운 동영상 상담을 모색하고 있는 것.

예컨대 헬스마스터(www.drcrezio.co.kr)는 가정용 전자청진기와 심전계를,고려정보통신(www.kics.co.kr)은 혈중 산소농도계와 심전계를,홈케어365(www.homecare365.com)는 삼성의료보장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혈압·맥박·체지방을 체크하는 건강진단기를 보급하는 등 원격의료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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