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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동요 흥얼거리며 감자 캔 송영길 "드라마 흉내 낸 것"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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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4일 페이스북에 감자를 수확하는 소감을 밝히면서 북한 동요를 부르는 영상을 올렸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4일 페이스북에 감자를 수확하는 소감을 밝히면서 북한 동요를 부르는 영상을 올렸다. [연합뉴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 페이스북을 통해 "북한에 대한 제재를 유지하는 것으로 과연 비핵화를 설득할 수 있느냐"고 주장했다. 최근 자신이 북한 경제 상황을 미국 백인 경찰에 목 졸려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에 비유하며 '대북 제재 완화론'을 펼친 것을 두고 비판이 일자, 이를 재반박하는 취지로 한 얘기다.

송 의원은 "북한이 추가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중단하고, 핵·경제 병진 노선을 포기하고 경제집중노선으로 가겠다고 천명하는 마당"이라며 대북 제재 완화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러시아뿐만 아니라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역시 인도적 지원 등의 제재 완화를 유엔에 권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송 의원은 또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관련해 자신이 "포(砲)로 안 쏜 것이 어디냐"고 말한 데 대해서도 재차 해명했다. 그는 자신의 비서가 얼마 전 교통사고를 당한 일을 예로 들며 "헬멧을 써서 머리는 안 다쳤다는 말에 '다행이다'라고 했다. 이 말이 갈비뼈 부러진 것이 잘됐다는 말일까"라고 되물었다. "(국회) 상임위 직원들과 한 이야기로, 북한의 남북연락사무소 폭파는 용납될 수 없는 행위임을 분명하게 전제하고 한 말"이라는 게 반론의 요지였다.

하지만 송 의원은 앞서 4일 페이스북에 북한 동요를 부른 동영상을 올려 또다시 논란을 빚었다. 송 의원은 동영상을 통해 "지난 4월 당원들과 감자를 심었는데 벌써 두 달 반 만에 감자가 영글어서 대홍단 감자처럼 왕 감자가 잘 수확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자 감자 왕감자 정말정말 좋아요. 못다 먹겠죠"라며 북한 동요 '대홍단 감자'의 한 소절을 불렀다.

'대홍단 감자'는 북한 양강도 소재 감자 산지를 기념하는 동요다. 대홍단은 과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자주 찾아가 '현지 지도'를 한 곳으로, 동요 후반부에도 "장군님 사랑 속에 풍년 들었죠"라며 김씨 일가를 칭송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이와 관련해 송영길 의원실 관계자는 "주말을 맞아 페이스북을 통해 안부를 전하면서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서 탤런트 박성웅이 '감자송'을 부르는 모습을 떠올리고 따라 부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드라마는 한국 재벌가 상속녀와 북한 장교 간 로맨스를 그린 내용으로, '대홍단 감자'의 해당 소절을 부르는 내용이 화제가 됐다. 하지만 미래통합당 한 인사는 “동요라지만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북한 체제 선전에 이용되는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페이스북에 올린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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