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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재배 콩에서 유전자 변형 첫 확인

중앙일보

입력

우리 밭에서 유전자가 변형된 콩이 발견됐다.

수입된 콩에 유전자 변형(GMO) 이 섞여 있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지만 국내 재배 중인 콩에서 유전자 변형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오는 3월부터 유전자 변형 농산물 표시제도를 시행하기에 앞서 국내에 콩 이외의 GMO가 재배되고 있는지를 조사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국내 전체 소비량의 98%를 수입하는 옥수수는 타가수분으로 교배되므로 GMO 옥수수가 재배되고 있다면 꽃가루를 통해 변형된 유전 형질이 급속도로 번질 수 있어 국내 농가에 심각한 피해를 주는 것은 물론 생태계를 교란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편 GMO의 인체 유해성 여부는 미국과 유럽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등 아직 명확히 증명되지 않은 상태다.

고려대 생명공학원 박원목 교수팀은 14일 "지난해 여름 경기도 남부와 충청남도 북부 지역에서 3천여 개의 콩잎을 따 유전자 변형 여부를 검사한 결과 0.33%인 10개체에서 유전자 변형이 확인됐다" 며 "GMO는 경기도와 충남 양쪽에서 모두 나왔다" 고 밝혔다.

朴교수는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유전자 증폭(PCR) 방법으로 검사했다" 며 "일본 다카라사가 세계특허를 받아 판매하고 있는 시험용 키트를 이용해 재검사해본 데서도 똑같은 결과가 나왔다" 고 설명했다.

국내 콩.옥수수 종자를 독점 개발.보급하는 농촌진흥청 산하 작물시험장이 유전자 변형 여부를 검사할 장비조차 갖추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작물시험장은 종자 개발을 위해 외국에서 종자를 수집하고 있는데, 수집종 가운데는 유전자가 변형된 종자가 섞여 있을 가능성이 커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농가에서도 불법으로 수입된 종자가 일부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국산 종자와 섞이지 않도록 농업기술센터 등을 통해 종자관리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정부 차원의 홍보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란〓제초제나 병충해를 이겨내는 능력이 특별히 강하도록 인위적으로 유전자를 변형한 작물. 영농 기계화가 이뤄진 미국에선 제초제로 김을 매기 위해 개발된 경우가 많고, 중국 등지에선 병충해나 바이러스에 잘 견디는 작물이 주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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