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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 비해 전염병 부쩍 늘어…5배 증가 4만여명 달해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법정전염병 환자(B형 간염 제외) 가 전년보다 5배 가까이 늘어난 4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간 전염병 환자 수가 1만명이 넘은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국립보건원은 6일 지난 한해 동안 전국에서 4만6백29명이 각종 전염병을 앓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염병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은 홍역의 대유행 때문으로 3만1천1백80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특히 홍역 환자는 지난해 12월 한달 동안 1만5천9명이나 발생했으며, 올 들어서도 6일까지 1천5백명의 환자가 추가됐다.

이처럼 홍역이 유행한 것은 5, 6년마다 한번씩 유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음에도 사전 대비가 소홀했기 때문으로 지적됐다.

국립보건원 관계자는 "1994년에 7천명이 홍역에 걸려 주기상 지난해 홍역을 예상하고 시.도에 적극 홍보토록 했지만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이 많아 10세 전후의 어린이를 중심으로 많이 감염됐다" 고 말했다.

국립보건원측이 최근 시.도의 홍역 예방접종률을 조사한 결과 생후 12~15개월에 실시하는 1차 접종률은 90%로 높았으나 4~6세의 2차 접종률은 40%에 그쳤다.

예방접종률이 80%는 돼야 전염병 발생을 막고 확산을 차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홍역 유행은 예고된 재난인 셈이다. 보건원측은 뒤늦게 10세 전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예방접종을 강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세균성 이질 환자도 지난해 2천4백97명이 발생해 96년 9명, 97년 11명, 99년 1천7백35명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특히 이들 이질 환자의 67%(1천6백64명) 가 제주도에서 발생했다.

제주도 방역 관계자는 "주민들이 생식과 마을잔치를 즐기는 데다 감염돼도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전염병의 확산이 빨랐다" 고 말했다.

보건원 이종구 방역과장은 "환경이 파괴되고 국가.지역간 인적 교류가 늘어나는 데다 항생제 내성균이 등장해 약효가 떨어진 반면 전염병 관련 기구.인력.조직은 계속 축소되고 있어 전세계적인 전염병 창궐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 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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