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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수사심의위 위원 "10대 3 불기소 결과에 우리도 놀랐다”

중앙일보

입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검찰 수사에 대해 대검 수사심의위원회가 압도적으로 불기소 권고를 내린 데 대해 회의 참석자들도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1일(한국시간) 블룸버그는 수사심의위 과정과 결과를 비중 있게 보도하며 이같이 전했다. 지난달 26일 열린 수사심의위는 10대 3으로 불기소 의견이 우세했다. 익명을 원한 회의 참석자 한 명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모두 결과에 대해 상당히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열띤 토론이 펼쳐졌지만 모든 구성원이 자기 생각을 말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압도적인 결과로 불기소 권고가 나올지 알 수 없었다는 뜻이다.

다만 당시 회의에서는 삼성의 어려움으로 인해 경제에 미칠 타격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 위원은 "이 사안은 재벌을 둘러싼 이념적인 전쟁"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고 한다. 가장 치열한 논쟁이 벌어진 것은 자본시장법 178조(부정거래) 적용에 대한 적절성이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을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라고 볼 수 있는지에 대해 갑론을박이 이어졌다는 것이다. 검찰의 기소를 찬성하는 쪽에서는 증거가 충분하다고 주장했고, 반대하는 쪽에서는 결정적 증거인 스모킹건이 부족하다고 맞섰다는 게 당시 회의 참석자가 전한 분위기다.

불룸버그는 수사심의위 결과에 대해 "이재용 부회장과 검찰총장에 대한 대중의 시각을 보여주는 바로미터가 됐다"고 평가했다. 수사심의위의 결론에 구속력이 없어, 검찰이 이를 수용하거나, 무시할 수 있다는 점도 짚었다. 다만 "검찰이 심의위 결과를 무시하기로 결정한다면 코로나19 확산 후 한국경제를 회복시키는데 삼성이 중요하다고 보는 대중을 분노하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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