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올 노벨물리학상 3人 업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7면

올해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미 아르곤국립연구소 알렉세이 아브리코소프 박사, 미 일리노이대 앤서니 레깃 교수, 러시아 비탈리 긴즈부르크 박사는 1950년대에 나오기 시작한 초전도 및 초유체 현상을 이론적으로 규명했다.

초전도 현상은 1911년에 발견되긴 했지만 이들의 이론이 확립되기 전에는 초전도체 물질 안의 원자.전자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자기장 내에서도 초전도 현상이 유지되는 원리 등을 설명하지 못했었다.

아브리코소프 박사는 아주 센 자기장 아래서도 초전도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이론적으로 증명했다. 이 같은 이론은 꿈의 소재로 각광받고 있는 현대 고온 초전도체를 포함한 모든 초전도체에 적용할 수 있다.

이 연구 이전에는 자기장이 어느 정도로 높아지면 초전도 현상 자체를 잃어버리는 초기 초전도체에 대해서만 설명이 가능했다. 아브리코소프 박사의 이론은 긴즈부르크 박사 등이 50년대에 내놓은 이론을 확대 발전시킨 것이다.

레깃 박사는 초유체 현상을 나타내는 물질 안에서 원자.전자 등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를 이론적으로 규명했다. 레깃은 액체 헬륨 안의 원자들이 쌍을 이룸에 따라 점성이 완전히 없어진다는 것을 밝혀냈다.

초유체는 점성이 완전히 없어져 거치적거림 없이 흐를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초전도체 안에서 전류가 저항없이 흐르는 것도 이와 유사한 현상이다.

고등과학원 계산과학부 김재완 박사는 "세 명의 업적은 저항이 없는 흐름에 대한 양자물리 이론을 완성한 것으로 일반적인 초전도 현상과 초유체 현상 등을 설명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의 연구는 초전도체 개발을 가속화했다. 요즘 개발되고 있는 초전도 전선도 이들의 이론으로 쉽게 설명할 수 있다.

초전도체 전선은 중소 도시에 공급할 수 있는 대량의 전기를 어른 팔뚝만한 초전도 전선 한줄로 송전할 수 있게 한다. 기존 구리전선 같으면 이런 크기의 전선 대여섯 가닥을 써야 한다. 인체 속을 정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핵자기공명장치, 시속 5백~6백km로 비행기처럼 빨리 달릴 수 있는 초전도 자기부상열차의 원리도 이들 이론의 연장에 있다.

박방주.심재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