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흐름 속에 놓여 있는 존재입니다."
송하진 지사, 민선 7기 2주년 기자간담회 #차기 행보 묻자 "도정 설명보다 어려워" #전북 정가 '불출마' VS '3선 출마' 갈려 #宋 "전북 몫 찾기, 계량화된 목표 아냐" #"역사속 전북 위상 되찾는 게 1번" 강조
전주시장을 두 번 지내고, 전북지사 선거에 두 번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소속 송하진(68) 전북지사의 말이다. 지난 2018년 7월 민선 7기 임기를 시작한 송 지사는 24일 취임 2주년을 앞두고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송 지사는 '역대 도지사 행보를 보면 (모두) 재선에 머물렀다. 차기 행보는 어디까지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OX 문제로 풀려고 하냐"며 즉답을 피했다.
송 지사는 "그런 문제(3선 도전 여부)에 대해 개인적으로 질문을 많이 받고 있다. 그런데 그 얘기할 때가 제일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정 설명보다 어려운 게 그 문제다. 왜냐하면 제 문제를 저도 잘 모르겠다"고 했다. 한마디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로 답한 셈이다.
송 지사의 3선 출마 여부는 전북 정가에서는 '뜨거운 감자'다. '3선 출마설'과 '불출마설'이 엇갈린다. 현재까지 3선 출마설이 다수설이다. 송 지사의 활동이 왕성한 데다 본인과 측근 대다수도 주위에 "3선에 출마하지 않을 이유를 아직까지 못 찾았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반면 '불출마'에 무게를 둔 쪽에서는 송 지사가 전주시장 재임 시절부터 선거를 도운 이원택 전 정무부지사(현 국회의원)가 이번 총선에서 부안·김제 지역에 출마한 것을 상징적 사건으로 본다. "송 지사가 3선 도전 의지가 있다면 본인 선거 조직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던 이 전 부지사를 국회로 보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임기를 절반가량 남겨둔 시점에 3선 불출마 얘기를 꺼내면 레임덕(권력 누수 현상)이 오기 때문에 일부러 출마 여부를 가늠하지 못하게 '전략적 모호성'을 택했다는 분석도 있다. 송 지사의 3선 출마 여부와 상관없이 차기 전북지사 후보로는 김승수 전주시장, 정읍 출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성주(전주병)·김윤덕(전주갑) 국회의원, 이환주 남원시장 등이 자천타천 거론된다.
이날 송 지사는 본인이 주창해 온 '전북 몫 찾기'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그는 "전북 몫 찾기는 계량화된 정책 목표로 삼기엔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도 "자존심 구겨졌던 부분을 펼쳐보자는 뜻이 강하고, 역사 속에서 전라북도가 가져왔던 위상을 되찾는 일이 전북 몫 찾기의 1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예를 들어 동학농민혁명을 헌법 전문에 넣어야 한다는 주장도 전북의 자존심을 찾기 위한 부분"이라며 "꼭 몇 개 기관이 와야만 전북의 자존심이 사는 건 아니다"고 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들어 예산 부분이나 (전북 출신이) 장관이나 공공기관장에 더 가는 문제는 어느 시대보다 많이 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전북 몫 찾기가 이뤄졌다고 본다"며 "하지만 도민들이 전라북도가 제대로 된 위상을 찾았다고 느끼려면 멀었고, 저도 만족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북의 역사적 정통성을 확실히 찾아 가는 작업과 미래로 나아갈 방향이 맞아떨어질 때 그게 진정한 전북 몫"이라며 "앞으로도 자존 의식을 가지고 우리가 힘을 모아 나가고, (21대 총선에서 도내 당선인 10명 중 9명이 민주당인) 원팀(one team)으로 바뀐 것도 그런 길로 갈 수 있는 정치 지형이 형성됐다고 본다"고 했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