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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액보다 위험한 분변…감염 3주까지 코로나 바이러스 뿜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가 콧속이나 타액보다 분변에서 더 오랜 기간 많은 양으로 남아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학년 학생 한 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도 시흥시 정왕중학교에서 12일 오후 의료진이 학생들 검체 채취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1학년 학생 한 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도 시흥시 정왕중학교에서 12일 오후 의료진이 학생들 검체 채취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한미선 서울보라매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연구팀은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고 입원한 18세 미만(생후 27일~16세) 소아·청소년 환자 12명(경증 9명, 무증상 3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대상자 92%는 분변에서 코로나19 양성반응을 보였다. 타액에서 양성반응이 나온 경우는 73%였다.

서울보라매병원, 소아·청소년 환자 12명 대상 분석 #콧속·타액보다 오랜기간 많은 양 검출…"감염 진단 유용"

연구팀은 콧속과 타액, 분변에서의 바이러스 검출량을 시기별로 측정해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분변에서 초기 바이러스양이 가장 많았고, 감염 후 2~3주 흐른 뒤까지 바이러스양이 꾸준히 높게 검출되는 것으로 확인했다. 검체에서의 양성반응 비율도 전 기간 80%를 넘겼다. 반면 콧속과 타액 검사에서의 바이러스양은 시간이 지날수록 줄었다. 콧속에서 채취한 검체에서 확인한 바이러스는 초기 정점을 찍고 시간이 흐르니 수치가 감소했다. 검체에서의 양성반응 비율도 2주차 75%, 3주차 55%로 각각 감소했다.

1일 오전 광주 북구청 공영주차장에 4층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1일 오전 광주 북구청 공영주차장에 4층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구팀은 “2주차와 3주차 두 시기 모두 분변에서 검출된 바이러스양은 콧속에서 검출된 바이러스양보다 유의미하게 높았다”고 설명했다. 타액에서 검출된 바이러스는 콧속 검사 결과보다 바이러스 소멸 속도가 더 빨랐다. 1주차에는 80%가 양성반응을 보였지만 2주차 33%, 3주차 11%를 각각 기록해 급격히 바이러스가 줄었다.

연구팀은 다만 “분변에서 검출된 바이러스가 전염력을 갖는지에 대한 내용은 확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바이러스를 배양하지 않아 감염성에 대해서는 알 수 없지만, 바이러스가 퍼질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기저귀 교체 시 손을 잘 씻고, 화장실에서 적절한 위생 조치를 취하며 신경 쓰는 것이 좋다”며 “타액에서도 바이러스가 검출되므로 등교하는 학생들의 경우 마스크를 잘 착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분변을 통한 검사가 보다 신뢰도 높은 방법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도 밝혔다.

한미선 교수는 “현재 코로나19 진단 시에는 콧속을 면봉으로 긁어 검체를 채취하는 방법이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다”며“소아·청소년의 분변에서는 보다 오랜 기간 많은 양의 바이러스가 검출되므로 진단할 때 분변이 또 하나의 신뢰도 높은 진단방법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신종감염병 저널인 EID에 실렸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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