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철 사의에, 靑 “금명간 결정”…통합 “손절” 정의 “책임있는 태도”

사의를 밝힌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퇴근하며 차에 타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사퇴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즉각 처리 여부를 결정하지 않기로 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통일부 장관 사의와 관련해 대통령이 오늘은 재가 여부를 결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늘은 아니고 금명간 재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통합 “꼬리자르기·손절”

이날 미래통합당은 김은혜 대변인 논평에서 김 장관 사의 표명 관련 “험악해지는 여론을 의식한 꼬리 자르기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과 밝혔다. 이어 “‘우리 민족끼리’의 환상으로 남북관계를 파탄으로 내몬 청와대 외교안보라인에 비하면 오히려 통일부 장관은 ‘손절’하기 쉬운 약한 고리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또 “우리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삼고 있는 북한에 제재를 피할 길을 터주지 않았다는 취지로 통일부를 힐난한다”며 “정부·여당은 대한민국이 적으로 규정한 북한을 더 돕지 못했다는 이유로 통일부 장관을 그만두게 한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어 “아침에는 북한에 화를 내고, 저녁에는 북한을 돕는 갈지(之)자 정부가 국민을 더 불안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미국이 반대하더라도 바로 개성공단 문을 열고 금강산 관광을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한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겨냥한 말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이날 “한반도 운명을 남북이 알아서 하겠다고 미국에 당당히 통보할 배짱이 없다면 평화는 절대 오지 않을 것”이라며 “도대체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없는 통일부도 완전히 개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대변인은 “청와대의 김여정 유감 표명이 여론에 등 떠밀려 하는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이 아니라면 청와대는 대북정책 전환에 대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분명한 입장표명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정의 “안타깝지만, 책임 있는 태도”

정의당 김종철 선임대변인은 이날 김 장관 사의 표명 관련 “안타까운 일이나 책임 있는 태도로 임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동감한다”며 “남북관계가 이렇게까지 오게 된 데에는 정부의 과감한 역할이 부족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선임대변인은 “문재인 정부 하노이 선언 무산 이후 미국이 허용하는 범위 아래서 역할을 스스로 제한해 왔다”면서 “남북관계가 더 악화하지 않도록 인적 쇄신 등 노력도 필요하지만 과감하게 대북관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