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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폭파, 경제 영향 일단은 미미”…연평도 때는 어땠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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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7일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해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진단했다. 사진은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 폭파 현장. 노동신문=뉴스1

정부가 17일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해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진단했다. 사진은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 폭파 현장. 노동신문=뉴스1

“북한으로 인한 금융·실물경제에 미치는 파급 영향이 크지 않다.”(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홍남기 부총리 발언)

 경제 당국은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가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을 이렇게 진단했다. 연락사무소가 무너진 16일 오후부터 17일 오전까지 기획재정부가 밤을 새워 국제금융시장의 각종 지표를 보고 내린 결론이다. 16일 미국 뉴욕 증시의 다우지수는 2.04%, 나스닥 지수는 1.75% 올라 한반도의 긴장 고조에 큰 신경을 쓰지 않는 분위기였다.

2010년 11월 23일 북한이 서해 연평도에 포격을 가한 뒤 연기가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2010년 11월 23일 북한이 서해 연평도에 포격을 가한 뒤 연기가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기재부는 긴장의 끈은 놓지 않고 있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가치는 1213.9원으로 전날보다 6.7원 떨어졌다. 남·북간 긴장 고조가 원화 가치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큰 출렁임 없이 2100선을 지킨 코스피(0.14% 상승)가 환율 변동 폭을 줄이는 역할을 했다.

기재부는 국내외 금융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면서, 해외 투자은행(IB) 등과 접촉해 시장 영향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하루 단위로 실물·금융경제 속보 지표를 수집·분석해 왔기 때문에 정보 수집에는 큰 어려움이 없는 상태다. 홍 부총리는 16일 폭파 사건 2시간여 만에 긴급 1급 간부회의를 소집해 “언제든지 필요한 조처를 할 수 있게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용범 기재부 제1차관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용범 기재부 제1차관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과거 북한의 무력도발에 따른 거시 경제 영향은 단기 충격 수준을 벗어나지는 않았다. 지난 2010년 3월 천안함 피격사건 때 윤증현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내 금융시장이 조기에 회복돼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실제 당시 국내 주식시장을 비롯한 경제에 미친 영향은 미미했다. 천안함이 침몰하던 순간에도 한국에서 연례회의를 했던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후 한국의 신용등급을 A2에서 A1으로 상향 조정했다. 당시 기재부는 “무디스가 북한 리스크보다 한국 경제의 펀더멘탈을 더 높이 평가했다”고 분석했다.

같은 해 11월 연평도 포격 사건 때도 경제 당국은 사건 발생 후 24시간 비상대기령을 내리고 신용부도스와프(CDS)·차액결제선물환(NDF) 등 각종 경제금융지표를 모니터해 청와대에 보고했다. 당시 국가부도 위험을 보여주는 CDS 프리미엄과 환율 등이 일시적으로 올랐으나 곧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16~17일 즉각적인 충격이 없었던 것은 다행"이라면서도 "앞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어 시장 불안에 곧바로 대응하고 신용평가사와 소통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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