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손으로 컵 들고 계단서 엉금엉금···트럼프 또 건강이상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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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사가 끝난 후 연단을 내려가는 트럼프 대통령. 사진 유튜브 화면 캡처

축사가 끝난 후 연단을 내려가는 트럼프 대통령. 사진 유튜브 화면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육군사관학교인 웨스트포인트 졸업식에서 부자연스러운 모습을 잇따라 노출하면서 건강 이상설이 제기됐다. 역대 최고령으로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74세다.

발단이 된 건 토요일인 13일(현지시간) 웨스트포인트 졸업식 축사를 위해 연단에 올랐을 때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리 준비돼 있던 물컵을 오른손으로 들어 물을 마시려다가 잠시 멈칫하고는 왼손으로 잔을 거들었다. 보기에 따라서는 부자연스럽게 비칠 수 있는 모습이었다.

축사가 끝난 후 연단을 내려가면서 또 한 번 자연스럽지 않은 장면이 연출됐다. 경사가 심해 보이지 않는 계단을 제대로 내려오지 못해 느리게 엉금엉금 걷는 듯한 장면이 포착돼서다.

당장 트위터에서는 두 가지 장면을 골라낸 영상이 떠돌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인 14일 ‘트럼프 괜찮지 않다’(#TrumpIsNotWell), ‘트럼프 아프다’(#TrumpIsUnwell) 같은 해시태그가 트위터에서 수십만번 사용됐고 인기주제가 됐다고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전했다.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측 인사도 “왜 트럼프가 계단을 내려오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인가”라며 “파킨슨병이 있는 건가. 우린 답을 들어야 한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물을 마시려다 잠시 멈칮하는 모습. 사진 유튜브 화면 캡처

트럼프 대통령이 물을 마시려다 잠시 멈칮하는 모습. 사진 유튜브 화면 캡처

트위터 이용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에도 두 손을 이용해 물을 마시던 장면을 찾아내 뇌졸중이나 파킨슨병 등을 앓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했다. 계단을 내려가는 모습에 대해서는 ‘하이힐을 처음 신은 소녀 같다’고 놀리기도 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너무 미끄러운 계단이어서 조심하느라 그랬다고 해명했다. 특히 넘어져 ‘가짜 뉴스’에 재미를 줄 순 없는 것이라고 단단히 방어막을 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웨스트포인트에서 연설을 하고 나서 내려온 계단은 매우 길고 가팔랐고, 손잡이도 없었다”며 “무엇보다 매우 미끄러웠다. 가장 하지 말아야 할 건 가짜 뉴스가 좋아할 넘어지는 것”이라고 썼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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