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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직성 척추염에 대해서...

중앙일보

입력

Q : 저는 71년생 남자입니다.
96년 6월에 가끔 왼쪽 허벅지를 찌르는 듯한 통증을 느끼면서 잠시 걷지 못하는 현상이 있어 병원에 가서 척추부위와 골반부위 X-ray를 찍었더니 아무 이상이 없다고 아마도 운동 부족이 원인일 거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누워있을때 바닥과 닿는 엉덩이 뼈가 몹시 아프고 누워서 다리를 편안히 벌릴때 골반이 너무 불편한 느낌이 계속되더니, 자고 일어난후 걷지 못하는 일이 생기고 어느 날은 상체가 딱딱히 굳어 호흡마저 곤란해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래서 Y대학병원 정형외과 일반의를 찾아 혈액 검사(약간의 염증반응 발견)와 x-ray(왼쪽 골반에 약간의 염증이 발견), 호흡량 측정 검사(정상)를 했는데 같은 결과를 두고 서로 다른 의사가 한 명은 강직성 척추염을 말하고 다른 한 사람은 괜찮을 것이라고 하더군요. 이때가 96년 9월이었습니다. 저는 당시 왼쪽 다리와 오른쪽 대퇴부가 교대로 심하게 당겨서 걸음을 정상적으로 걷기가 힘들고 아침에 잠에서 일어난 후 상하체를 움직이는 것이 너무 힘들정도로 딱딱하게 굳는 듯한 단계까지 경험했습니다.

그 후 유명하다는 한의원(96년 12월에서 97년 2월)에서 침과 한약을 복용하기도 했고 카이로 프랙틱 클리닉(97년 5월에서 97년 9월)에서 약 5개월동안 물리치료 및 교정을 받기도 했으나 크게 호전되지는 않았습니다. 이후에는 다시 Y대학 재활의과 전문의(97년 10월)한테 검사를 받았는데 그분은 "강직성 척추염"이라고 단언을 하시고 하루 10시간의 숙면등 도저히 제 나이또래의 정상인은 할 수 없는 재활 요법을 권하시더군요.

저는 대학원생이고 책상에 앉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쨌든 현재 걸음은 정상적이지만 누웠을때 여전히 골반부위가 불편하고 가끔은 상체가 딱딱하게 굳어 호흡이 곤란한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예전과 비교해서는 아주 드물게 나타나고 있고 골반부위의 불편함도 예전의 누워서 다른 자세를 취하지 못할 정도로 깜짝 놀라는 통증이 지금은 아퍼도 몸은 뒤척일 수있을 정도로 변했습니다. 딱딱한 의자에 앉았을때 외쪽 대퇴부가 당기는 형상도 있습니다. 심한 운동이 아니면 그런대로 농구경기정도는 할 정도로 뛸 수도 있고 개인적으로 시간만 나면 스트레칭을 하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위에서 제가 말씀 드리지 않은 유명 병원 정형외과를 2~3번 더 갔으나 그곳에서는 일시적인 허리근육 강직이지 강직성 척추염은 아니라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기한없는 물리치료를 권했고 받기도 했으나 물리치료 당시만 조금 나아질뿐 근원적인 치료는 안되는 것 같았습니다.
너무 길게 말씀드려 죄송하지만 선생님의 소견을 듣고 싶어 염치불구하고 길게 제 병력을 올립니다. 어떻게 해야 치료가 되겠니까? 아직 MRI는 찰영하지 않았으나 비용이 만만치 않고 강직성 척추염이라면 불치병이라고 해서 찍어봐야 병을 확인만 할뿐 별로 도움이 안되는 것 같아 망설이고 있습니다.

A : 독자님의 증상은 강직성 척추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미 들어서 아시겠지만 이 병은 류마치스성질환의 하나입니다.
이 병은 대개 사춘기경부터 시작해서 진행하는 병이나 다행히 중년기정도엔 진행이 거의 없어지기 때문에 병이 진행하는 기간중 꾸준히 관리를 하셔서 척추가 뒤로 휘는등의 변형이 심하게 오지 않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해야 합니다.
이 병은 척추를 서로 연결해주는 척추 인대마다 뼈처럼 딱딱해지는 골화현상이 특징입니다. 주위에서 ''대나무척추''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텐데요, 바로 이 골화현상 때문에 척추뼈가 굳어 X-ray 사진을 찍어보면 대나부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환자의 증상과 X-ray 뼈사진 및 혈액검사에서 HLA-B27양성소견을 통해 확진합니다. 척추기형이 심하게 진행돼 수술을 받아야 할 상황이 아닌한 진단을 위해서 MRI검사를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아마 대학병원급 정형외과 전문의에게 진단을 받으시면 확진이 가능합니다.

독자님이 강직성척추염이란 가정하에 몇가지 주의사항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척추가 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잠은 딱딱한 곳에서 베게를 사용하지 않고 주무셔야 합니다. 푹신푹신한 침대에서 자다보면 허리뼈가 더 많이 휠 수 있기 때문입니다.허리를 뒤로 젖히는 스트레칭 운동을 배워서 ''꼭'' 수시로 해주세요. 몸을 앞으로 굽히는 자세는 무조건 안좋습니다.보통 의자에 앉아서 하는 일이 자연히 몸을 앞으로 숙이는 자세가 대부분인데 되도록 몸을 앞으로 숙이지 않도록 늘 주의하세요. 숨쉬기 운동도 자주하셔서 폐 용량을 증가시키도록 노력하십시오.

당장에 드라마틱한 효과는 없더라도 물리치료등의 재활치료를 꾸준히 해야 합니다. 병이 진행하면서 척추뼈의 변형을 막기위해 보조기를 장착하기도 하며 심한 경우 수술로 교정을 해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물론 젊을 때 관리를 잘 하시면 이런 과정을 피할 수 있습니다.

염증때문에 통증이 늘 문제가 되는데 이때는 그냥 참지 마시고 소염진통제를 의사처방을 받아 복용하세요.
이병은 의학적으로 잘 알려진 만성병입니다. 단번에 병을 고치는 방법은 ''절대''없으므로 이런저런 치료받으러 고생스럽게 다니시지 마시고 앞서 말씀드린 주의사항을 실천하시는게 최선책입니다. 물론 전문가 정기검진은 필요합니다.

불치병이라고 절망하실 필요는 절대 없습니다.당장 생명을 앗아가는 병도 아닌데다 관리를 잘하면 활동이 불편하시기는 하나 일상생활을 누리는데 별 지장없이 지내실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 병을 가지고도 아주 중요한 위치에서 훌륭한 일을 활발히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Q : 선생님의 글을 읽고 많은 도움과 용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동생이 류마티스 관절염이라는 판정을 국민하고 5학년때 받았은후 지금은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강직성 류마티스 관절염이 아니라 강직성 척추염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류마티스 관절염이 보통 사춘기에 나타났다가 중년이 되면 사라질 수 도 있다고 했는데 저의 동생의 경우도 그렇게 될 수 있을까요 ?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저의 동생은 골반뼈가 너무 상하여 인공뼈로 바꾸는 수술을 하였습니다. 요즈음은 식사도 잘하여 살도 약간씩 붙기 시작했습니다. 뼈가 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 이외에도 식습관이나 기타 다른 생활상의 유의해야할 점이 있을까요 ?

A : 물론 동생분도 앞서 말씀드린 증상및 주의사항을 잘 지키시면서 지내시면 중년기 이후에 병의 진행이 거의 미미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런 만성병 관리시 주의해야 할 점은 병원에 가도 별 특별한 치료나 진찰을 받는게 아닌 것 같다며 흔히 병원 검진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관리가 소홀히지기 쉽습니다. 동생분도 류마치스질환을 전공한 전문의 한분을 주치의로 정하시고 지속적으로 정기검진을 받도록 하십시오.

알고 보면 사람은 누구나 불편한 점 한두가지는 가지고 살기 마련입니다. 동생분, 이 병때문에 불편하시더라도 절대 좌절하지 마시고 늘 몸 관리를 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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