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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다툼' 김홍업·홍걸, 母추도식 나란히 앉아 딴곳만 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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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 여사 1주기 추도식이 열린 10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묘역에서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왼쪽)과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리하고 있다. [뉴시스]

이희호 여사 1주기 추도식이 열린 10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묘역에서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왼쪽)과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리하고 있다. [뉴시스]

유산 상속 분쟁 중인 고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과 3남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어머니 고 이희호 여사 1주기 추모식에서 마주쳤지만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김 이사장과 김 의원은 이날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묘역에서 열린 추도식에서 김 전 대통령 장남 고 김홍일 전 의원 부인 윤혜라 여사와 함께 유족 대표로 참석했다. 김 의원이 유족석에 먼저 앉아있던 상황에서 김 이사장이 옆자리에 앉았지만 서로 특별히 인사를 나누지 않았다. 둘은 추도식이 진행되는 40분여 동안 서로 말을 주고받지 않았다.

김 이사장과 김 의원은 감정가액 32억원 상당의 서울 마포구 동교동 김 전 대통령 사저와 남은 노벨평화상 상금 8억원을 두고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다. 김 의원이 사저 소유권을 자신 명의로 바꾸자 김 이사장은 부동산 처분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법원이 지난 1월 이를 받아들이자 김 의원은 반발하며 지난 4월 이의신청서를 냈다.

각계 인사 및 유족 50명과 일반시민 150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뤄진 이날 추도식에는 민주당 당권 주자인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과 김부겸 전 의원이 참석했다. 민주당에선 김태년 원내대표와 김한정·노웅래 의원이 자리했고 장상 전 국무총리와 '동교동계' 원로인 임채정·김원기 전 국회의장, 한광옥·박지원·최경환 전 의원도 참석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고 이희호 여사 1주기에 참석해 추도식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고 이희호 여사 1주기에 참석해 추도식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는 추도사를 통해 "여사님께서 꿈꾸셨던 국민의 행복과 평화통일을 위해 담대하게 앞으로 나가겠다"고 밝혔다. "제가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 여사님은 제게 '민주주의다운 정치'를 강조하며 '국민이 필요한 곳에 있어 달라'고 당부했다. 정치권에 몸담으면서 이 가르침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 지금 이 순간도 말씀을 떠올리며 깊은 그리움에 사무친다"면서다. 정 총리는 1995년 쌍용건설 임원 재직 당시 김 전 대통령의 정계 입문 제안을 받아 총재 특별보좌관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고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 부인 인재근 의원을 비롯한 범여권 여성인사들도 자리해 고인을 기렸다. 인 의원은 추도사에서 "(고인은) 여성인권의 선구자였다. 여성인권이라는 말조차 생소하던 그 시기 구체적으로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하셨다"며 "여성인권 소외계층 보호, 한반도 평화 등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멀다. 하지만 선생님이 주신 길로 조금씩 나아가겠다"고 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감정에 복받친 듯 추도식 도중 눈물을 흘렸다. 이 밖에도 범여권 여성 인사로는 김영주 민주당 의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진애 열린민주당 원내대표, 박선숙 전 바른미래당 의원 등이 자리했다.

이날 추도식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던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오전 8시 30분께 홀로 참배한 뒤 추도식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한 전 총리는 노무현 정부에서 첫 여성 국무총리를 지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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