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갈엔 밥맛 좋은 쌀, 케냐·캄보디아는 양계, 파라과이선 “열려라 참깨”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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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K농업 열풍 

K농업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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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 문제 해결이 시급한 아프리카에서도 한국이 개발해 보급한 쌀 품종이 큰 성공을 거뒀다. 농진청은 2010년 7월 세네갈 등 아프리카지역 19개 국가와 함께 구성한 ‘한-아프리카 농식품기술협력협의체(KAFACI)’를 통해 아프리카에 맞는 쌀 품종을 개발하는 ‘아프리카 벼 개발 파트너십 사업’을 추진해 왔다. 가장 큰 성과를 낸 곳 중 하나가 세네갈이다.

아프리카·아시아·중남미 K농업 붐 #KOPIA 통해 국가별 맞춤형 보급 #파키스탄 등 센터 설치 잇따라 #개도국 연구원 국내 초청 교육도

세네갈의 농업환경에 맞춰 개발한‘이스리-6’과 ‘이스리-7’은 2017년 12월 품종 등록 이후 수확량이 많고 밥맛이 좋은 쌀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현지 농민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농진청 김정준 국제기술협력과 농업연구관(농학박사)은 “예전에 세네갈은 사헬이라는 품종을 심었는데, 현재는 이스리를 심는 지역이 늘었다”며 “쌀이 잘 깨지지 않아 상품가치가 높은 데다 소비자들로부터 밥맛이 더 좋다는 평가를 받으며 수도 다카르에서도 이스리쌀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농진청에 따르면 통일벼 계통과 아프리카벼 교배를 통해 현재 19개국에 1347 계통이 분양된 상태다. 또 나라별 적응시험을 통해 세네갈, 말라위, 말리 등 3개국에 5개 품종이 등록됐다.

K-농업은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KOPIA)을 통해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 개발도상국에서도 한류를 일으키고 있다. KOPIA 센터는 국가별 맞춤형으로 농업기술을 개발해 보급하는 사업이다.

현재까지 KOPIA 센터는 20개국에 설치됐다. KOPIA 센터가 설치된 나라는 베트남, 미얀마, 캄보디아, 스리랑카 등 아시아 8개국이다. 아프리카에는 케냐, 에티오피아, 우간다, 알제리, 가나 등 7개국에 센터가 들어섰다. 파라과이, 볼리비아, 니카라과 등 중남미 대륙 5개국에 센터가 만들어져 우리 농업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올해에도 파키스탄과 키르기즈스탄에 센터가 설치될 예정이다.  케냐와 캄보디아에서는 주로 양계 기술을 전수해 큰 성공을 거뒀다. 케냐에서는 병아리 생존율과 부화율이 이전보다 79%나 향상됐다.

캄보디아는 양계 시범마을 사업 이전에 양계 폐사율이 27.7%에 달했지만, 사업 후에는 3.1%로 크게 줄었다. 또 90일 이상 걸리던 출하 기간도 64일로 단축되며 같은 기간 농가소득은 크게 올랐다.

파라과이의 참깨 시범마을 사업도 큰 성과를 거둔 사례 중 하나다. 파라과이 KOPIA 센터는 2016년부터 기존 일본 품종보다 수확량이 우수한 참깨 신품종 종자를 보급했다. 또 보행용 파종기 공급, 참깨 재배 매뉴얼 제작 배포 사업도 함께 진행했다. 그 결과 ha당 참깨 평균 생산성과 농가수입은 각각 52%, 66% 증가해 805kg과 842달러로 향상됐다. 농가수입이 증가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참깨 신품종 재배 농가와 면적도 확대됐다. 참깨 신품종의 보급 면적은 첫해인 2016년에 240 농가 300ha로 시작해 2019년에는 2479 농가 3912ha로 확대됐다. 이는 파라과이 전체 참깨 재배면적의 7.1%다.

이점식 농진청 국외농업기술과 과장(농학박사)은 “전문가 파견도 하지만 현지 연구자와 농업 지도자를 한국에 초청해 농업과학센터, 축산과학원 등에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그동안 개도국 연구원 1180여 명이 농진청을 통해 기술 교육을 받았다.

고성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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