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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 나라 UAE서 자라는 한국 벼, K-농업이 간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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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9호 01면

지구촌 K농업 열풍

지난 5월 10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샤르자 사막 지역에서는 권용우 주 UAE 대사, 타니 알 제유디 UAE 기후변화환경부 장관이 함께 낫을 들고 벼를 수확하는 행사가 열렸다. 지난해 11월 말 한국 농촌진흥청(청장 김경규)이 개발한 ‘아세미’ 씨앗을 파종한 지 6개월여 만에 이룬 결실이었다. 벼농사가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사막 환경에서 한국의 농업 기술로 이룬 놀라운 결과라는 평가가 현지에서 나왔다. 이에 앞서 2018년부터 아프리카 세네갈에서 진행한 신품종 벼 개발 사업도 현지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다. 통일벼 계통인 ‘이스리’ 품종을 심어 세네갈 대표 품종(사헬)보다 수량성이 월등히 우수(ha당 사헬의 2배)하고 밥맛이 좋은 벼농사에 성공한 것이다. 특히 ‘이스리’ 품종은 세네갈 농가 소득을 이전보다 3배나 높였다는 후문이다.

농촌진흥청은 세네갈을 포함해 말라위와 말리에서 모두 5개 품종의 벼를 개발했고, 우간다와 케냐 등 19개 나라에서도 벼 신품종을 개발하고 있다. 2025년까지 아프리카 지역의 벼 생산성을 지금보다 25% 이상 높이는 게 목표다. 세계 어느 지역보다 식량난에 허덕이는 아프리카에서 한국의 농업기술이 해결사로 나선 모양새다.

쌀 뿐만이 아니다. 양계·씨감자·참깨·양파·토마토·딸기·채소 등 다양한 농축산물 분야에서도 해외 기술 전수와 신품종 개발에 성공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한국의 선진 농업기술이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등 여러 개발도상국으로 전파되면서 큰 성과를 내자,  ‘K-방역’에 이어 ‘K-농업’에 대한 기대감도 조금씩 높아지는 분위기다.

김경규 농촌진흥청장은 “한국형 선진 농업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협력을 확대해 나가면 농업 한류라는 말도 낯설지 않은 시대가 올 것”이라고 했다.

고성표 기자 muze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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