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 건축과 문화재 보수의 대가 신영훈 선생이 28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85세.
62년 숭례문 중수 공사 등 참여 #한옥학교 세워 후학 양성 힘써
아호가 '목수'(木壽), 즉 나무에 생명을 불어넣는 사람이었던 고인은 일생을 한국 전통 건축에 바쳤다. 숭례문 중수(1962년) 공사를 비롯해 경주 토함산 석불사, 순천 송광사 대웅보전 중수 및 보수 공사 감독관을 지냈으며 경북 청도 운문사 대웅보전, 충북 진천 보탑사 삼층목탑 등의 총감독으로 활동했다. 덴마크 국립박물관 백악산방 등 국내외 수많은 전통 건축물을 짓기도 했다. 1962년 문화재관리국이 생기자 초대 문화재전문위원 4명 중 1인으로 임명돼 1999년까지 역임했다. 99년 초대 한옥문화원장을 맡았고 2009년엔 강원도 홍천군에 그의 딸 이름을 딴 지용한옥학교를 세워 후학들을 길렀다.
고인은 1935년 개성 태생으로 한국전쟁 때 월남했다. 서울 중앙고 재학시절 주왕산(주시경 선생의 아들) 선생의 조수를 하면서 우리 문화를 공부하기 시작, 졸업 뒤 1955년 국립박물관에 들어갔다. 당시 학예관이자 한국 고건축의 대가 임천 선생 밑에서 한국건축을 배웠다. “천년 세월을 견디게 튼튼하게 지어야 한다”는 신조 속에 한옥 대중화에도 노력했다.
2008년 한국건축문화대상 올해의 건축 문화인상, 2019년 건축역사학회 학술상 등을 받았다. 『절로가는 마음』 『건축과 함께한 나의 삶』 『신영훈 문화재전문위원의 역사기행' 1∼6』 『신영훈의 역사기행 7∼10』 『한옥의 고향』 『우리한옥(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등 약 40권의 저서를 남겼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숙범 씨와 아들 대용(Vcts 말레이시아 대표)·호용(SM 에너지 이사)씨, 딸 지용(지용한옥학교 및 한옥과 문화 대표)씨, 며느리 박경리·이현주(국립중앙박물관 홍보전문경력관)씨, 손자 재호(VC BOOKS 이사)·혜원(글고운 출판사 대표)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30일 오전 7시, 장지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 메모리얼 추모공원이다.02-2072-2016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