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안성쉼터, 할머니 감소 빼곤 잘했다" 정대협 셀프평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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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연이 운영하다가 최근 매각한 경기도 안성의 안성 쉼터. 채혜선 기자

정의연이 운영하다가 최근 매각한 경기도 안성의 안성 쉼터. 채혜선 기자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사실상 방치 상태로 운영했던 안성 쉼터 사업에 대해 71점의 ‘셀프 점수’를 매긴 것으로 확인됐다.

미래통합당 정진석 의원실이 모금회로부터 제출받은 ‘2015 치유와 평화의 집 사업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정대협은 2015년 6월까지의 사업 성과를 자체 평가해 모금회에 보고했다. 10개 항목에 10점씩을 할당해 총 100점 만점이었다.

20일 오후 정의기억연대 부실회계·안성 쉼터 고가 매입 의혹과 관련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서울 마포구 정의기억연대 사무실 앞에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오후 정의기억연대 부실회계·안성 쉼터 고가 매입 의혹과 관련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서울 마포구 정의기억연대 사무실 앞에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중 정대협은 ‘직원의 능력이 프로그램 수행에 적절했나’는 항목에 10점 만점을 줬다. 평가 이유에 대해선 “(안성 쉼터) 상주 직원은 24시간을 할머니들과 함께 생활해 가족 같은 관계를 맺고 활동 중이다”라고 적었다.

‘쉼터 외부 동원이 제대로 이뤄졌나’라는 항목에는 9점을 매겼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활동가들의 꾸준한 참여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이유였다. ‘할머니들이 사업에 적극 참여했나’는 항목에는 8점을 매기며 “계획 대비 대상자 수는 적어지고 있으나 활동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안성 쉼터가 할머니들의 문제 해결에 기여했나’라는 항목에는 “프로그램이 할머니들의 심리적 안정, 육체적 안정에는 만족을 줬다”고 8점을 매겼다.

‘수행기관(정대협)의 노력’ 항목에는 7점을 주고 “생존 할머니 복지활동은 정대협이 어느 사업에 비해 큰 비중을 두는 사업이고, 지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자체 평가했다. 하지만 최근 공개된 정의기억연대의 ‘기부금품 모집·사용 계획서’에 따르면 정의연은 올해 기부금 모금 목표액을 20억원으로 잡은 뒤 ‘피해자 지원 사업’에는 5000만원(2.5%)만 배정했다.

‘계획 대비 목표 달성’ 항목에는 5점을 매겼는데 “대상자(할머니)들의 고령으로 인해 갈수록 참여 인원이 줄어들고 있다”고 부연 설명을 달았다. ‘대상자 선정 적절했나’라는 항목에도 “할머니의 고령으로 인해 참여 인원이 줄을 수밖에 없었다”는 이유를 달며 7점을 매겼다.

이와 관련 정진석 의원실 관계자는 “애초에 석연치 않은 이유로 서울에서 거리가 먼 안성 쉼터를 부지로 선정해놓고, 목표 미달성의 이유를 할머니들에게 떠넘긴 인상이 짙다”고 비판했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 연합뉴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 연합뉴스

총점 71점의 비교적 ‘후한 점수’를 내린 정대협의 자체 평가와 달리 모금회 판단은 냉정했다. 모금회는 그해 말 안성 쉼터에 대해 사업평가 C등급, 회계평가 F등급을 매기고, 정대협이 2년간 모금회 분배사업에 참여할 수 없도록 경고성 제재 조치를 내렸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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