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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어지는 결혼…늘어나는 이혼

중앙일보

입력

하루에 1천6백88명이 출생하고 6백75명이 사망한다. 9백94쌍이 결혼해 가정을 꾸리는 반면 3백23쌍은 이혼한다.

27일 통계청이 내놓은 ´1999년 인구동태조사´ 에서 드러난 우리나라의 모습이다.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들의 결혼시기는 갈수록 늦어지고 있으며, 오래 함께 살았더라도 한순간에 갈라서는 이혼율은 높아가고 있다. 남자 아이가 아니면 안된다는 남아선호 사상은 다행스럽게도 줄어들고 있다.

◇ 남녀성비 개선=지난해 새로 태어난 아이(61만6천명) 가운데 남녀의 성비는 여성 1백명당 남성 1백9. 6명이었다. 1990년에 여성 1백명당 남성이 16.5명 많았던 것에 비하면 남녀 불균형은 많이 개선됐다.

남녀 성비는 몇째 자녀냐에 따라서 큰 차이가 난다. 첫째 아이의 경우 남자가 5.6명, 둘째는 7.6명이 각각 많았는데 이는 정상적인 성비(여자 1백명당 남자 1백3명~1백7명) 에 해당한다. 그러나 셋째 아이는 여자 1백명당 남자가 무려 43명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관계자는 "산부인과의 성감별 금지 등이 효과를 본 것" 이라며 "그러나 셋째 이후부터는 여전히 남아를 골라서 낳고 있는 것 같다" 고 분석한다.

◇ 늦은 결혼과 ´중년이혼´ 는다=초혼 연령이 높아지고 있다. 평균 초혼연령은 남자 29.1세 여자 26.3세로 90년에 비해 남자는 1.3세 여자는 1.5세 높아졌다.

여자가 연상인 부부나 외국인 남자와 결혼한 여자들이 늘고 있다. 95년에는 여자가 연상인 부부가 1백쌍에 8.7쌍 꼴이었는데, 지난해에는 10쌍이 넘었다.

지난해 외국인과 결혼한 여성은 4천7백95명으로 98년(4천1백34명) 에 비해 6백61명 늘었다. 외국여자와 결혼한 남성은 줄었다.

지난해에는 총 11만8천쌍이 이혼했는데, 이 중 15년 이상 살다가 이혼한 부부가 3만5백건에 달해 이혼한 쌍 전체의 25.9%를 차지했다. 95년(1만3천5백건, 19.7%) 에 비해 두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혼 사유는 부부 불화 76.9%, 경제적 문제 7.1%다. 90년에 비해 건강으로 인한 이혼은 감소한 반면 경제문제는 증가했다.

◇ 남자 사망률이 여자의 1.2배=남자는 50대 후반, 여자는 60대 후반부터 사망률이 급하게 높아진다. 남자는 30대 후반까지, 여자는 50대 전반까지 인구 1천명당 3명 이하의 사망률을 보이다가 남자 50대 후반, 여자는 60대 후반부터 인구 1천명당 10명 이상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자 사망률을 1백으로 봤을 때 남자 사망률은 1백23.3으로 남자사망률이 여자사망률의 1.2배에 달한다. 출생과 사망의 차이인 자연증가는 출생아수 감소로 지난해 37만명에 그쳤고 이에 따라 자연증가율은 0.8%를 기록했다.

송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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