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펀드매니저들, "지금 주가 상승은 강세장 시작 아냐!"

중앙일보

입력

침체장의 일시반등인 인가 아니면 강세장 시작인가.
미국과 유럽 증시가 26일(현지시간) 일제히 의미있는 신호를 보였다. 이날 뉴욕 증시의 다우지수는 하루 전보다 529.95포인트(2.17%) 급등한 2만4995.11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도 36.32포인트(1.23%) 오른 2991.77로 마감했다.

미국 S&P500 지수와 장기 평균(노란색: 200일선).

미국 S&P500 지수와 장기 평균(노란색: 200일선).

두 지수는 장중에 의미 있는 흐름을 보였다. 다우는 2만5000선을, S&P 500은 3000선을 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미국에서 본격화하기 직전인 3월 초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트럼프, "내년은 가장 좋은 해 가운데 한해일 것" #그러나 펀드매니저들은 코로나19 2차 감염 대비 중 #펀드 자산 가운데 현금 비중이 2008년 이후 최대 #

S&P500지수 장기 평균선 회복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5.63포인트(0.17%) 올라 9340.22에 이르렀다. 미국 시장보다 일찍 마감하는 유럽증시도 강세였다.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은 전날보다 3.74포인트(1.08%)  올랐다.

월가 사람들은 S&P 500 지수가 장기 이동평균(200일) 선을 넘어선 사실을 주목한다. 지수가 200일선을 넘어서면 강세장 진입으로 볼 만큼 시장 에너지가 충만하다는 게 차티스트들의 설명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상승에 기뻐 날린 트위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상승에 기뻐 날린 트위터.

이날 주가 강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기쁘게 했다. 트럼프는 “지수가 2만5000선과 3000선을 넘었다”며 “오르내림이 있겠지만, 내년에는 가장 좋은 해 가운데 하나일 것”이라고 희망 섞인 예측을 내놓았다.

트럼프 말대로라면, 주가는 코로나19 패닉에서 탈출해 변곡점을 지났다. 또 월가의 셈법에 따르면 주가는 침체 저점보다 2~3개월 앞서 움직인다.

문제는 2차 전염사태!
그러나 월가 펀드매니저들의 생각은 좀 다르다. 미 금융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펀드매니저 5월 설문조사(25일 발표)에 따르면 응답자의 68%가 요즘 주가 흐름을 침체장 일시반등(bear market rally)로 보고 있다.

영국 네이처지의 2차 전염사태 시나리오

영국 네이처지의 2차 전염사태 시나리오

침체장 일시반등은 주가가 고점에서 20% 이상 떨어진 뒤 나타나는 반등이다. 실물경제, 특히 기업실적의 의미 있는 회복이 없는 상태에서 주가만 올라, 오래가지 못한다.

펀드매니저들이 주목하는 최대 변수는 코로나19의 2차 전염사태다. 응답자 57%가 2차 전염사태가 올 것으로 보고 있다. 그때를 대비해 펀드매니저들이 쥐고 있는 현금의 비중이 2008년 위기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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