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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판횟수! 얼마가 정상인가?

중앙일보

입력

이상적인 성교횟수는 ??

정액을 낭비하면 생명이 단축된다고 여기던 시절이 있었다. 마음대로 자성(雌性)을 주무를 수 있었던 옛날의 봉건군주들이 단명(短命)한 까닭은 정액의 과소비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오해는 남자 정액이 생명을 지키고 연장해주는 진수(眞髓)이며 정액의 양(量)은 태어나는 순간에 결정된다는 정액 한정설에서 유래된 것이다.

하지만 남자의 정액은 샘물처럼 끊임없이 만들어지는 샘물조직의 산물이기 때문에 사용한 만큼 다시 보충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제왕의 단명과 정액의 낭비는 무관한 셈이다. 그렇다면 육체적 건강에 도움이되는 적량(適量)의 등판횟수란 존재하는 것일까? 아니다. 아직까지 성관계의 표준횟수에 대한 의학적 정설이 없을 뿐 아니라 그것을 정립하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다.

성교빈도는 개인의 직업, 환경, 연령, 결혼생활, 인종, 교육정도, 종교, 체력, 소질, 습관에 따라 사뭇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표준 성교횟수에 대한 근거 없는 소문이 그럴싸하게 떠돌고 있다.

20대는 2일에 1번, 30대는 3일에 한번, 40대는 4일에 1번, 50대는 5일에 1번 그리고 60대부턴 금욕하라는 것이 옥방비결의 가르침이다.

또 ´9의 법칙´이라는 것도 있다. 자신의 연령대에 9를 곱해 나온 숫자에서 열 자리수는 일수, 한 자리수는 성교횟수라는 것이다. 즉 20대는 2×9=18로써 10일에 8회 가량이 타당하고 30대는 3×9=27, 즉 20일에 7번이 정량이라는 식이다.

춘3하6추1동무(春三夏六秋一冬無)라는 루머도 있다. 봄에는 3일에 한번. 여름에는 6일에 한번, 가을에는 하루에 한번 그리고 겨울에는 무한정 운우지정(雲雨之情)을 나누라는 것이다.

그러나 3-5일에 한번꼴이 생물학적으로 적당한 성교횟수랄 수 있다. 한번 사정하게되면 3-5일 정도가 지나야 정액성분이 정상으로 회복되기 때문이다.

미국 메릴렌드대학 사회학과 존 로빈슨 교수가 미국 인구학회지 최근호에 소개한 통계를 보면 미국 성인의 연간 평균 섹스 횟수는 58회(기혼자는 71회)이며 주 평균횟수가 3회 이상이 5%정도라고 알려지고 있다.

재즈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이나 정치적으로 진보성향 인사들의 등판횟수가 더 빈번하며 자신의 일에 열중할수록 또한 스포츠를 즐기며 TV 시청 시간이 많을수록 그리고 사회활동이 왕성할 남자일수록 사랑나누기에 더욱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 나라의 경우엔 20대가 주 2-3회, 30대가 주 1-2회, 40대는 10일에 1-2회, 50대는 10일에 1회 정도의 성교횟수를 보이고 있다.

성행위 후에 엄습한 피로감으로 부담을 느낀 일이 있을 것이다. 전날 밤 커다랗게 휘어지는 아내의 등뼈를 껴안고 진저리치는 쾌감을 무차별 난사하던 남자가 다음날 아침, 무거워진 눈꺼풀을 억지로 치켜 뜨고 몰아닥친 피로감을 주어 담는 경험 말이다. 하지만 그것은 무리한 성행위로 지나치게 체력을 소모한 탓이 아니다. 1회 사정액의 영양가는 달걀 한 개에 미달되는 정도이며 섹스에 의한 에너지 소모량은 2층 계단(20계단) 을 뛰어오르는 정도일 뿐이다.

1회의 섹스로 소모되는 총 에너지량은 6-7 Kcal 정도에 불과하며 이것은 1년간 매일 섹스를 계속한다해도 3-4Kg의 체중을 감소시킬 수 있을 정도의 에너지량이다. 하루 평균 기초 대사량(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에너지 대사량)이 2400 Kcal라는 점을 고려하면 무시해도 좋을 만큼 대수로운 것은 아니다.

섹스 후에 느끼는 이튿날 아침의 피로감은 체력 소모 때문이 아니라 대뇌피질의 흥분에 의한 정신적 피로 때문이다. 따라서 성교 후 피로감은 영양보충보다는 충분한 수면과 기분전환으로 회복시켜야 한다.

등판횟수에는 틀이 없다. 투수 자신의 완투능력과 신체적 컨디션, 그리고 구장의 분위기에 의해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팀의 에이스 투수라면 자신의 몸 관리를 비롯해 스스로 컨디션을 조절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볼의 스피드, 체인지업, 제구력 그리고 결정적 순간에 삼진을 낚아 챌 수 있는 위닝샷을 구사, 위기를 관리할 수 있는 탁월한 기능을 발휘할 것이다.

승부가 중요한 경기에선 자원등판 할 수도 있고 감독의 지시에 따라 무리한 등판을 감행하기도 할 것이다. 그래도 불같은 강속구로 타자를 삼진 아웃 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투수라면 굳이 등판횟수에 제한을 둘 까닭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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