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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오르는 중국산 김치, 골목식당 밥값도 오르나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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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산둥성 옌타이에서 식품 가공공장을 운영하는 저장식품은 최근 처음으로 한국에 김치를 수출하게 됐다. 옌타이 지역에서 한국에 김치를 수출하게 된 것은 2011년 이후 9년 만이다.

과거 이 지역에서는 가내 사업 형태로 김치를 생산해 수출해왔지만 김치를 주문하는 한국 기업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며 각종 기술, 위생 기준을 충족시키는데 어려움을 겪고 관련 사업을 접은 상태였다.

저장식품은 최근 몇 년간 관련 시설을 정비해 수출 계약을 다시 성사시켰고 올해 한국에 김치 600톤을 수출하기로 했다. 이 김치는 한국에서 10kg에 1만2000원에 판매될 예정인데 이는 지난해 온라인에서 판매된 중국산 김치 가격(10kg당 9500~1만500원)보다 비싸다.

[출처 중앙포토]

[출처 중앙포토]

골목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 빠질 수 없는 기본 반찬 중 하나가 바로 김치다. 국내산 김치 1kg의 경우 2800~2900원이지만 중국산 김치는 같은 양을 800~900원 정도에 살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식당은 중국산 김치를 손님들의 식탁에 내놓는다.

그런데 저렴한 가격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해왔던 중국산 김치의 몸값이 심상치 않다. 중국 내 식품 제조 공장의 설비가 개선되며 단가가 올랐기 때문이다.

코로나19의 여파도 있다. 수출용 김치를 만드는 공장은 주로 산둥성 지역, 그 가운데 칭다오 지역에 집중돼 있는데 올해 춘절 이후 코로나19 감염자의 수가 급증하면서 대부분의 공장이 폐쇄됐다. 당근 세척 공장 등 주요 재료를 공급하는 공장도 잇따라 문을 닫으면서 생산량이 크게 줄었고 평소보다 공급 가격이 15% 이상 비싸졌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당 494원이던 중국산 김치의 수입 단가는 올해 들어 589원으로 약 20% 올랐다. 수입업자가 들여오는 단가가 오르자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가격도 자연스레 올랐다. 지난해 말 9500~1만500원이었던 10kg 중국산 김치 가격이 1만6000원 선까지 뛴 것도 이 때문이다.

[출처 셔터스톡]

[출처 셔터스톡]

그런데 내년부터는 중국산 김치 가격이 지금보다도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수입식품안전관리 특별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2021년부터 수입 김치에 대해서도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 해썹) 품질관리가 의무화되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올해 한국에 수출한 김치 물량이 5000톤 이상인 업소, 2022년과 2023년에는 각각 1000톤, 500톤 이상인 업소에 대해 적용되며 2024년부터는 해썹 인증업체에서 생산한 김치만 한국에서 판매 가능하다.

국내 김치 제조업체들은 수입산 김치도 국산과 동등한 안전관리 기준을 적용받게 됐다는 점에서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시민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반색을 표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일부 영세식당에서는 이번 조치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조심스레 나온다.

농업관측본부가 지난해 4분기 음식점 농축산물 소비실태를 조사한 결과, 중국산 배추김치를 쓰는 국내 음식점의 비율이 87.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업계에서는 중국 현지 김치 공장에서 해썹 인증을 위한 설비를 도입하고 인증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을 제품가격에 더할 경우 수입 단가가 상승해 도미노처럼 음식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차이나랩 김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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