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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물 부었을 뿐인데 그림이 살아 움직이는 까닭은

중앙일보

입력

‘과학, 실험, 으악 따분해!’라고 느낀 적 있나요. 이제 걱정하지 말아요. 소년중앙이 집에서 준비할 수 있는 물건으로 재미있는 실험을 시작합니다. 초등학교 과학 연구 교사 모임 아꿈선(www.아꿈선.com)과 함께하는 소꿈연구실이에요. 소꿈연구실에서 가벼운 실험을 하나씩 성공하다 보면 과학과 친해질 수 있을 거예요. 차근차근 따라 해 보고, 소년중앙 홈페이지(sojoong.joins.com)에 인증도 해봅시다. 오늘은 코로나19로 집에서 심심할 여러분을 위해 과학 교과서 외 실험 활동을 준비했어요.

오늘의 실험. 살아있는 물거미 만들기 

준비물
알루미늄 포일, 보드마카, 따뜻한 물, 빨대, 유성매직

실험과정

1. 알루미늄 포일을 접어 수영장을 만듭니다. 도자기·유리 그릇 등 매끈한 면이 있는 그릇은 다 가능하지만 경주를 할 거라 알루미늄 포일을 길게 잘라 사용할 거예요. 알루미늄 포일을 상하좌우에 턱이 생기도록 접어 수영장 모양을 만들고 양 끝에 유성매직으로 출발선·도착선을 각각 한 줄로 그려요.

2. 완성된 수영장의 출발선 뒤에 각자 원하는 모양의 물거미를 보드마카로 그립니다. 모양은 자유지만 물거미의 다리가 짧을수록 덜 부서지고 튼튼해요. 물거미를 그린 모든 선은 진하게 서로 연결되어 있어야 하죠. 경주를 할 것이니 각자 물거미의 모양을 달리해 구분하면 좋겠죠.

3. 물거미를 살려볼까요. 물거미가 없는 도착선 쪽으로 물을 천천히 넣어요. 물과 만나면 물거미 그림이 살아 움직일 거예요. 그대로 수면으로 떠오르거든요.

4. 물을 다 채웠으면 경주를 시작할 거예요. 빨대로 물거미를 불어 두 물거미를 출발선 뒤로 보내세요.

5. 이제 각자 빨대를 들고 물거미를 도착선 쪽으로 불어요. 포기하지 말고 바람을 불어 끝까지 도착해 보세요. 누가 먼저 도착했나요.

오늘의 개념. 물거미는 왜 뜰까요

보드마카에는 유성 물감과 알코올, 여러 첨가제가 들어가 있어요. 유성은 기름을 말하죠. 첨가제 중 유성 물감과 매끈한 면을 분리시키는 분리제가 있기 때문에 보드마카로 그린 물거미가 물 위에 뜨는 거예요. 출발선과 도착선을 그렸던 유성매직은 분리제가 들어 있지 않아 뜨지 않았죠. 하지만 보드마카도 그린 후 시간이 지나면 알코올·분리제 등이 날아가 쉽게 지워지지 않아요. 유성 물감이 어느 정도 말라 모양을 유지한 뒤에 따뜻한 물을 부어주면 매끈한 바닥 위에 가볍게 붙어 있던 기름과 물의 밀도 차이에 의해 떠오르죠. 기름이 물보다 밀도가 작기 때문에 물 위에 뜹니다.
밀도는 같은 부피일 때 물질이 얼마나 무거운지를 나타내요. 물질마다 고유한 값을 지니고 있으며 물체의 질량을 부피로 나누어 나타내요. 단위는 g/ml, g/cm를 주로 사용합니다. 일반적으로 고체 물질은 분자들이 매우 빽빽하게 모인 상태라 밀도가 커요. 액체 물질은 고체 상태보다 분자 간 거리가 멀기 때문에 큰 부피를 차지하고 고체보다 밀도가 작죠. 기체 물질은 분자 간 거리가 매우 멀어 같은 수의 분자에 대해 차지하는 부피가 고체·액체에 비해 훨씬 커 밀도가 매우 작아요. 밀도가 큰 물질일수록 아래로 내려가려 하고, 밀도가 작은 물질은 위에 있으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물의 밀도는 1g/ml. 알코올의 밀도는 0.79g/ml에요. 알코올이 섞인 보드마카의 잉크가 물 위에 뜨는 이유죠.

밀도의 비밀
같은 물질이라도 밀도는 달라질 수 있어요. 파란색 물감을 섞은 차가운 물 위에 빨간색 물감을 섞은 뜨거운 물을 천천히 부으면 어떻게 될까요. 찬 파란색 물, 뜨거운 빨간색 물은 섞이지 않고 분리됩니다. 이 실험에도 밀도의 비밀이 있습니다. 사실 액체나 기체의 대류는 바로 밀도의 차이로 일어나는 거예요. 밀도는 물체의 질량을 부피로 나눈 값이죠. 즉 밀도가 크다는 것은 같은 부피일 때 질량이 크다는 것을 의미하죠. 신기하게도 같은 부피일 때 따뜻한 물은 차가운 물보다 가벼워요. 일반적으로 온도가 높아질수록 분자 간 거리는 멀어집니다. 반대로 온도가 낮아지면 분자 간 거리는 좁아지죠. 물질의 온도가 낮아지면 분자는 더 빽빽이 모여 같은 부피일 때 무게가 더 커지죠. 물은 따뜻할수록 밀도가 낮아지고 차가울수록 밀도가 커져요. 따뜻한 물은 위로, 차가운 물은 아래로 가는 이유죠. 겨울에 발가락이 자꾸 차가운 이유도 여기 있어요. 차가운 공기는 밀도가 높아 아래로 가기 때문에 바닥은 다른 곳보다 온도가 낮거든요.

물체가 기체 위에 뜰 수 있을까
물질마다 밀도가 다르다는 것을 배웠죠. 물질이 어디에 있을지는 물질의 상태가 아니고 물질의 밀도에 따라 달라져요. 고체라도 어떤 고체는 물 위에 뜨고 다른 고체는 물 아래 가라앉을 수 있어요. 기체는 어떨까요. 고체가 기체 위에 떠다닐 수 있을까요. 가장 무거운 기체 밀도를 알아보죠. 가장 무거운 기체는 라돈이에요. 공기보다 8배 이상 무겁죠. 라돈의 밀도는 0’c일 때 9.73g/L예요. 얼음은 0.9g/ml죠. 언뜻 라돈이 커 보이지만 단위가 달라서 그렇고, 단위를 똑같이 하면 라돈은 0.00973g/ml가 돼요. 가장 무거운 기체라도 얼음을 띄울 수 없겠지만 포기하기 일러요. 라돈을 이용하면 재미있는 일이 생기거든요. 라돈은 일반적인 기체보다 무겁기 때문에 띄울 물체 안에 공기나 헬륨을 넣으면 라돈 위에 띄울 수 있죠. 라돈 위에 공기가 든 풍선·페트병 등을 넣으면 물에 뜬 것처럼 공중에 뜰 거예요.

정리=강민혜 기자 kang.minhye@joongang.co.kr, 도움말=김선왕 아꿈선 영상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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