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감염 부른 노래방 "환기 위해 문 열며 되레 코로나 퍼진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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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이태원 클럽발(發) 감염이 확산하는 연결고리로 지목된 노래방이 현재까지 3곳으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노래방이 전파 매개체가 된 이유와 관련, 방에 남아있는 비말(침방울)이 복도 등을 통해 전파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 중이다.

4차 감염 경로 지목 노래방.."공조보단 침방울 감염전파 추정"

17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클럽발 연쇄 감염 경로로 추정되는 노래방은 서울 도봉(가왕 코인노래방)·마포(락휴 코인노래방)·관악(별별 코인노래방) 등 세 곳이다.

가왕 코인노래방에서는 확진자와 같은 시간·다른 방에서 노래를 부른 사람들이 감염된 바 있다. 별별코인노래방에서는 확진자가 이용하고 나간 지 3분 뒤 같은 방에서 노래한 사람이 확진됐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은 이날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노출된 노래방이 세 군데”라며 “검체를 채취해 어떻게 전파됐는지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래방은 통상 밖으로 통하는 창문이 없거나 환기 시설이 충분하지 않다. 특히 동전노래방의 경우 이용자들이 쓰는 방 자체도 좁고 밀폐돼 있다. 노래를 부르면서 비말이 나오는 데 마스크를 쓰지 않아 감염을 확산할 우려가 있다는 게 당국 설명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서울 도봉구 한 코인노래연습장 출입구에 17일 '점검중' 팻말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서울 도봉구 한 코인노래연습장 출입구에 17일 '점검중' 팻말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정 본부장은 “폐쇄회로(CC)TV 등으로 확인한 결과, 방이 굉장히 좁고 밀집되어 있고 환기가 불충분하다”며 “야외로 환기되는 게 아니라 복도의 공용공간을 통해 문을 열어 환기하기 때문에 방 안에 있었던 비말이 공용공간인 복도로 확산돼서 감염시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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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등 공조시스템이 감염 매개체가 됐을 가능성은 작다는 게 당국 판단이다. 정 본부장은 “ 공용공간을 통해 전염됐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다”며 “공조시스템에 의한 것은 환경검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이어 “굉장히 밀폐되고 밀접하며 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비말이 많이 생기는 행동으로 인한 비말의 직접적인 확산을 통한 전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15일 오후 서울 도봉구청 직원들이 관내 한 코인노래방 방역 상황 등을 점검하고 있다. 뉴시스

15일 오후 서울 도봉구청 직원들이 관내 한 코인노래방 방역 상황 등을 점검하고 있다. 뉴시스

또 “복도를 찍은 CCTV를 봤을 때는 마스크를 안 쓴 분들이 많았다”며 “노래를 부를 때 안에서 마스크를 쓰기 어렵고, 나올 때 쓰더라도 비말이 많이 발생한 상황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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