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섭취 관련 뇌(腦)구역 해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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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 미국의 과학자들이 인간의 음식섭취와 관련한 뇌 구역을 해독했으며 뇌가 어떤 방식으로 음식물에 반응하고 풍족감을 전달하는데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지를 처음으로 밝혀냈다.

과학잡지 네이처에 28일 실린 미국 플로리다 대학의 이전 류 교수 등의 연구결과는 비만 및 무절제한 식사에 대한 새로운 치료를 가능케 하는 동시에 뇌가 음식섭취에 어떤 방식으로 반응하는 지를 이해하는 길을 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번 연구에서 복잡한 뇌 촬영 기술을 사용했는데 이는 행복한 포만감과 불쾌한 과식을 구별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약 1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을 밝혀냈다. 하지만 비만자들의 경우 훨씬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류 교수는 ´뇌 조직의 일부인 시상하부는 음식섭취를 통제하는 기능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만 알려져왔으나 이번 연구는 시상하부가 결과적으로 역동적이고 생리학적인 변화를 겪는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인류 최초의 연구´라고 자평했다.

그는 ´아울러 음식섭취를 통제하는 것과 관련한 중앙 통제장치를 규명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또 음식물을 섭취한 뒤 뇌의 변화와 혈중 포도당 및 인슐린 수치와의 상관관계를 밝혀냈다.

류 교슈는 이번 연구과정에서 자신과 텍사스 대학 보건과학센터 연구진들이 18명을 대상으로 뇌 활동의 변화를 지도화하기 위해 사용했던 새로운 방식의 뇌 촬영 기술을 고안해냈다.

이 장치를 통해 18명의 자원봉사자들을 상대로 12시간 단식 뒤 48분간 뇌를 촬영했다. 당시 이들은 촬영이 시작된 지 10분 뒤 물과 설탕 용해액을 마셨으며 류 교슈는 인슐린과 포도당 수치를 측정하기 위해 이들의 혈액을 채취했다.

이 과정에서 과학자들은 뇌가 두차례에 걸쳐 최고조의 변화를 나타낸다는 것을 알아냈다. 첫 변화 신호는 음식섭취 직후 일어나며 벌컥벌컥 들이키거나 맛을 보고 냄새를 맡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두번째 변화는 체내에 음식물이 쫙 찼다는 것을 나타내는 신호로 첫 신호가 있은 지 10분뒤에 일어나 약 2분간 지속되며 혈액내의 당분과 인슐린의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비만자들의 경우 두번째 변화는 다소 늦게 일어나거나 정도가 약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chkim@yonhapnews.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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