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병원 야간응급실 환자 급증

중앙일보

입력

의료계의 집단폐업 사흘째인 22일 광주,전남지역 일부 종합병원 야간응급실을 찾는 환자들이 지난 20-21일과는 달리 크게 늘어나면서 응급실 진료가 차질을 빚기 시작했다.

더구나 응급실 진료를 맡은 전문의들마저 의약분업안 시행협상이 실패할 경우 1-2일안에 진료를 거부하기로 한데다 장마로 인한 전염병 출몰 가능성까지 대두돼 의료대란을 넘어선 의료 재난상황까지 우려되고 있다.

겸직교수와 전문의가 전공의 대신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을 지키고 있는 전남대병원의 경우 22일 야간응급실을 찾은 환자 수가 32명으로 첫날이나 둘째날보다 1.5배 가량 늘었다.

광주기독병원 야간응급실을 찾은 환자들도 30여명으로 전날보다 2배가 증가했으며 조선대병원, 한국병원 응급실에도 환자들이 평소보다 크게 늘어 혼잡을 빚었다.

특히 인구밀집지역인 광주 서구 남광병원에는 전날 오후 9시이후 야간응급실을 찾은 환자 수가 평소 10여명보다 무려 8배가 늘어난 80여명이나 돼 북새통을 이뤘다.

평소에는 도착즉시 치료를 받을 수 있었으나 응급실 환자 급증으로 환자대기 시간이 크게 늘면서 소수 인원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전문의들도 피로가 급속히 누적돼 의료사고 발생 가능성이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C병원 응급실 당직 전문의는 "집단폐업이 사흘째로 접어들자 응급실에서부터 서서히 의료대란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 같다"며 "몰려드는 환자들로 전문의들의 대처능력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더욱이 이들 대학병원의 겸직교수들도 22일까지 의약분업 분쟁이 타결되지 않으면 23일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해 집단폐업 최대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집단폐업 시기에 맞춰 장마가 시작되면서 식중독 등 여름철 각종 법정전염병 발병가능성까지 제기돼 의료사고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여운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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