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두통 치료제 안면홍조에 효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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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경과 함께 오는 여성들의 대표적인 갱년기장애중 하나로 얼굴에 열이 몰리면서 땀이 나고 화끈거리는 안면홍조(顔面紅潮)에 편두통 치료제인 가바펜틴(Gabapentin)이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로체스터대학 메디컬 센터의 신경과전문의 토머스 거터스 박사는 의학전문지 ´신경학´ 6월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심한 안면홍조를 겪고 있는 폐경여성 6명에게 가바펜틴을 투여한 결과 안면홍조가 나타나는 횟수가 87%나 줄었다고 밝혔다.

이중 한사람인 52세의 환자는 자궁절제수술을 받은후 에스트로겐을 복용하다 편두통 때문에 에스트로겐을 끊자 하루 10-15차례 안면홍조가 나타났었다.

그러나 편두통을 치료하기 위해 가바펜틴을 투여하기 시작하자 이틀만에 안면홍조가 멎었다. 가바펜틴이 안면홍조에 미치는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이 환자에게 가바펜틴의 투여를 중지하자 그 다음날 17번의 안면홍조가 나타났다. 그러나 그 다음날 아침 다시 가바펜틴을 투여하자 안면홍조는 사라졌다.

거터스 박사는 그러나 가바펜틴은 현기증, 졸리움같은 정신적 각성의 이완을 가져오는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이런 증세가 나타났을 때는 운전이나 기계의 조작을 피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가바펜틴을 복용하는 중에는 술을 마시거나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는 약을 함께 먹으면 이러한 부작용이 더욱 악화된다고 거터스 박사는 밝혔다.

거터스 박사는 안면홍조를 해결할 수 있는 핵심적인 치료제는 에스트로겐이지만 에스트로겐요법은 유방암, 자궁내막암 위험 증가 등의 부작용으로 논란이 많은만큼 가바펜틴이 안전하고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폐경여성은 85%가 안면홍조를 겪게 되며 이는 에스트로겐 분비가 끊어지기 때문이다.

에스트로겐 분비가 중지되면 뇌의 체온조절센터에서 열을 빼앗는 메커니즘이 작동되면서 혈류가 얼굴피부로 몰려 얼굴이 붉어지고 화끈거리고 땀이 나는 안면홍조가 나타나며 반면 체온은 떨어진다.
(세인트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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