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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키플레이어 고우석의 두 얼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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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LG 마무리 고우석은 연습경기에 등판할 때마다 극과 극의 피칭을 보였다. [연합뉴스]

LG 마무리 고우석은 연습경기에 등판할 때마다 극과 극의 피칭을 보였다. [연합뉴스]

3연속 볼넷 이후 끝내기 피안타. 그리고 1이닝 퍼펙트 피칭. 어느 모습이 진짜일까. LG 트윈스 마무리 고우석(22)이 올 시즌 팀의 운명을 좌우할 전망이다.

변화구는 ‘흔들’ 직구는 ‘완벽’ #불펜 안정돼야 우승 가능성 커져

류중일 LG 감독은 지난 시즌 기대 이상으로 활약한 선수로 고우석을 꼽았다. 허리 부상으로 이탈한 정찬헌(30) 대신 갑작스럽게 마무리를 맡은 고우석의 피칭에 만족해했다.

고우석은 최고 시속 155㎞의 빠른 공을 앞세워 지난해 구원 2위(8승2패 1홀드 34세이브, 평균자책점 1.52)에 올랐다. 지난해 구원 투수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WAR·스탯티즈 기준) 1위(3.89)가 고우석이었다.

올 시즌 LG의 키플레이어를 묻는 질문에도 류 감독은 “고우석”이라고 대답했다. 마무리로 맞는 두 번째 시즌에 ‘2년차 징크스’를 이겨내야 한다는 것이다. 류 감독은 “올해도 고우석이 지난해만큼 잘해주면 좋겠다. 그렇다면 그 정도(특급 마무리) 레벨에 오르는 것”이라고 기대했다.

LG 마무리 고우석은 연습경기에 등판할 때마다 극과 극의 피칭을 보였다. [연합뉴스]

LG 마무리 고우석은 연습경기에 등판할 때마다 극과 극의 피칭을 보였다. [연합뉴스]

고우석은 늘 담담하다. 그는 “(2년차 징크스를) 특별히 신경 쓰지 않는다. 그저 마지막에 등판할 뿐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마무리 투수로는 꽤 많은 이닝(70이닝)을 던졌다. 포스트시즌과 야구 국가대항전 프리미어12 대회에도 나섰다. 체력적으로 상당히 힘들 텐데 그는 씩씩했다. 지난 2월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고우석은 “일주일밖에 쉬지 않았지만 몸 상태가 지난해보다 좋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다만 제구가 불안했다. 고우석은 “캠프에서 공이 생각보다 높게 제구될 때가 있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속에서 재개된 연습경기에서도 고우석의 제구 난조는 계속됐다. 그는 지난달 24일 SK전에서 3-3이던 9회 초 선두타자 김창평에게 솔로홈런을 맞고 패전투수가 됐다. 이후 추가실점은 하지 않았으나 볼넷을 2개 내줬다.

지난달 27일 키움전에서 고우석은 또다시 흔들렸다. 2-1이던 9회 말 등판해 2아웃을 먼저 잡았다. 이후 11개 연속 볼을 던지는 등 세 타자 연속 볼넷을 허용했다. 만루에서 대타 이정후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았다. 슬라이더·커브 등 유인구가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났다. 볼카운트 싸움에서 계속 밀렸다.

지난달 29일 한화전. 고우석은 똑같은 상황을 맞이했다. 4-3으로 리드한 9회 말 등판했으나 이번에는 달랐다. 고우석은 공 8개로 세 타자를 범타로 돌려세웠다. 변화구 없이 빠른 공만 던진 것이다. 퓨처스(2군) 리그 시절 최동수 코치가  했던 “직구를 던져 맞으면, 더 강한 직구를 뿌리라”는 조언을 되새긴 듯했다.

LG는 고우석뿐 아니라 정우영·김대현 등 젊은 투수들이 연습경기에서 부진했다. 류 감독은 “지금 두드려 맞아야 공부가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창단 30주년을 맞아 정상을 바라보는 LG의 최대 변수는 불펜이다. 특히 마무리 투수인 고우석의 활약이 가장 중요하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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