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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대궐 수목원, 계곡 청량한 휴양림…나를 부르는 봄날의 숲들

중앙일보

입력

코로나 시대 어린이날 연휴를 보내는 슬기로운 여행법⑤ 휴양림·수목원

충남 태안 천리포수목원은 800종이 넘는 목련을 보유하고 있다. 사진은 일반인 비공개지역인 목련원이다. 예년까지는 4월 목련축제 기간에 한시적으로 개방했으나 올해는 코로나19 탓에 축제를 열지 않았다. [사진 천리포수목원]

충남 태안 천리포수목원은 800종이 넘는 목련을 보유하고 있다. 사진은 일반인 비공개지역인 목련원이다. 예년까지는 4월 목련축제 기간에 한시적으로 개방했으나 올해는 코로나19 탓에 축제를 열지 않았다. [사진 천리포수목원]

봄 한복판, 신록 우거진 숲에서 쉬는 것만 한 호사가 없다. 어디를 갈까 망설이지 마시라. 지난 22일 41개 국립 자연휴양림이 일제히 문을 열었다. 캠핑이나 숙박은 안 되지만, 산책은 가능하다. 수목원은 어떠신가. 전국의 약 60개 수목원은 만개한 꽃과 연둣빛 신록으로 어느 때보다 화사하다. 인적 드문 산골의 휴양림 두 곳과 바닷가 수목원 두 곳을 소개한다.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친구는 자연이다.

유서 깊은 피난처 - 방태산 자연휴양림

방태산 자연휴양림 안쪽에 있는 이단폭포. [중앙포토]

방태산 자연휴양림 안쪽에 있는 이단폭포. [중앙포토]

강원도 인제 방태산(1444m)은 산림청이 꼽은 100대 명산이다. 휴양림은 방태산 북쪽 들머리에 자리한다. 조선 시대 예언서 『정감록』이 전국 최고 피난처 중 하나로 꼽은 계곡이다. 휴양림에 들어가기에 앞서 할 일이 있다. 휴양림 어귀 방동약수에서 물을 마시자. 철분과 탄산이 들어 있어 위장에 좋다고 소문 난 약수다. 휴양림 입구에 차를 세워두고 계곡 물 소리 들으며 2야영장까지 느긋하게 걸으면 왕복 40분이 걸린다. 울울한 원시림을 만끽하며 걷다 보면 장쾌한 이단폭포가 나온다. 방태산 주봉인 주억봉까지 다녀오려면 왕복 7~8시간은 잡아야 한다.

신라 절터 품은 계곡-미천골 자연휴양림

미천골 자연휴양림 불바라기 약수터. 철분 함유량이 많은 약수 맛이 기막히다. [사진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미천골 자연휴양림 불바라기 약수터. 철분 함유량이 많은 약수 맛이 기막히다. [사진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강원도 양양이라면 설악산과 해수욕장부터 떠올리지만, 남서쪽 ‘서면’에도 보석 같은 자연이 있다. 맑은 계곡 물이 폭포를 이루며 길게 뻗어내리는 미천골이다. 미천골 자연휴양림 입구를 지나면 불탑 하나가 반긴다. 신라 시대 절터였음을 알려주는 문화재다. 계속 안으로 들어가면 토종벌 보호구역과 크고 작은 폭포가 나온다. 땀에 흠뻑 젖도록 걷고 싶다면, 휴양림 가장 안쪽에 차를 세워두고 ‘불바라기 약수터’를 다녀와 보자. 약 6㎞, 왕복 6시간 정도 걷는다. 이 지역에는 예부터 철이 많이 나와 대장간이 많았다고 한다. 약수 또한 철분 함유량이 많다. 휴양림 안 임도는 산악자전거 타기에도 좋다.

바닷가 목련 천국-천리포수목원

천리포수목원 안 작은연못. 신록과 만개한 꽃을 감상하며 산책을 즐기기에 좋다. [사진 천리포수목원]

천리포수목원 안 작은연못. 신록과 만개한 꽃을 감상하며 산책을 즐기기에 좋다. [사진 천리포수목원]

산 중턱에 자리한 여느 수목원과 달리 천리포수목원은 바다를 끼고 있다. 충남 태안 천리포항 바로 아래다. 피톤치드 가득한 숲과 꽃 화사한 정원, 바닷가 언덕을 넘나들며 산책하는 재미가 남다르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벚꽃이 졌지만, 천리포수목원에서는 아직도 벚꽃이 새로 피고 있단다. 그래도 이맘때 천리포수목원의 주인공은 목련이다. 무려 865종의 목련이 수목원에 산다. 5월에는 오리농장에서 모내기하는 장면도 구경할 수 있다. 코로나19 탓에 민병갈기념관과 멸종위기식물전시온실은 출입할 수 없지만, 숙박시설인 가든하우스와 에코힐링센터는 이용할 수 있다.

사철 푸른 숲-완도수목원 

전남 완도수목원은 국내 유일의 난대림 수목원이다. 붉가시나무 숲을 걷는 연인의 모습. [중앙포토]

전남 완도수목원은 국내 유일의 난대림 수목원이다. 붉가시나무 숲을 걷는 연인의 모습. [중앙포토]

전남 완도수목원은 축구장 2847개를 합친 면적을 자랑한다. 수목원 안 임도 길이만 50㎞에 달한다. 완도 본섬 북쪽 산지의 대부분이 수목원이다. 면적도 크지만, 식생도 독특하다. 국내 유일의 난대림 수목원이다. 연평균 14도 이상에 강우량 1300~1500㎜의 고온다습한 환경이어서 사철 초록 숲을 즐길 수 있다. 동백나무·구실잣밤나무·붉가시나무 같은 난대식물 770종이 수목원에 빼곡하다. 1시간짜리 가벼운 산책로부터 4~5시간 걸리는 등산 코스까지 갖추고 있다. 완도수목원은 지난 22일 아열대 온실을 비롯한 모든 시설을 재개장했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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