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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4대 걷기여행길이 꼽은 어린이날 연휴 추천 코스 4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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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연휴를 보내는 슬기로운 여행법③ 걷기여행길

한적한 자연을 걷는 것만큼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여행도 드물다. 어린이날 연휴 가족과 함께 전국의 이름난 걷기여행길을 걸어보시라 권한다. 사진은 지리산둘레길 대숲길. 손민호 기자

한적한 자연을 걷는 것만큼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여행도 드물다. 어린이날 연휴 가족과 함께 전국의 이름난 걷기여행길을 걸어보시라 권한다. 사진은 지리산둘레길 대숲길. 손민호 기자

“길을 걸으면 코로나에 안 걸려요. 코로나는 발이 없잖아요. 부지런히 걸으면 못 쫓아와요.”
강릉바우길 이기호 사무국장이 들려준 농담이다. 웃을 일 없는 세상, 특유의 강원도 억양에 실려온 우스개에 한참을 웃었다. 그래 맞다. 맑은 공기 마시며 자연을 걷다 보면 있던 병도 나간다는데, 기껏 바이러스 따위야.

어린이날 연휴를 보내는 슬기로운 여행법 세 번째 순서는 걷기여행이다. 이른바 4대 트레일(걷기여행길)로 꼽히는 제주올레, 지리산둘레길, 해파랑길, 강릉바우길로부터 가족이 함께 걸을 만한 코스를 소개받았다. 걷기에 편하고,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고, 그나마 인적을 피할 수 있는 구간들이다. 그래도 잊지 말자. 아름다운 자연에서라도 거리두기는 지켜야 한다는 사실을.

제주올레 - 가장 제주도다운 풍경을 걷다 

추천 코스 5코스 일부 구간(총 길이 8.3㎞) : 쇠소깍∼(2.6㎞)∼제지기오름∼(0.6㎞)∼보목포구∼(1.2㎞)∼구두미포구∼(2.1㎞)∼검은여∼(1.8㎞)∼정방폭포

그래픽=제주올레 홈페이지

그래픽=제주올레 홈페이지

국내 걷기여행길의 대명사 제주올레. 제주도를 에두르는 425㎞ 길이의 대형 트레일(걷기여행길)을 걷는 일은 거리두기를 몸소 실천하는 행동일 수 있다. 제주올레 안은주 이사가 추천한 가족이 함께 걸기에 좋은 올레길은 6코스의 앞 부분 약 8㎞ 구간이다. 해안을 따라 이어진 평탄한 올레길이어서 ‘놀멍 쉬멍’ 3시간이면 충분하다고 했다. 놀거리 볼거리는 물론이고 먹을 거리도 풍부하다. 쇠소깍에서 제주 전통 목선 ‘테우’를 타볼 수도 있고, 제지기오름에 올라 화가 이중섭의 섶섬을 내려다볼 수도 있고, 보목포구에서 막 살이 오른 자리돔 밥상을 받을 수도 있다. 정방폭포에 이르면 서귀포 시내다.

제지기오름에서 내려다본 섶섬과 보목 포구. 제주올레 6코스를 걷다 보면 만나는 풍경이다. 손민호 기자

제지기오름에서 내려다본 섶섬과 보목 포구. 제주올레 6코스를 걷다 보면 만나는 풍경이다. 손민호 기자

지리산둘레길 - 숨은 보석 같은 길

추천 코스 오미∼난동 일부 구간(총 길이 13㎞) : 오미마을(운조루)∼(0.9㎞)∼원내마을∼(1.8㎞)∼수달보호구역∼(3.4㎞)∼서시교∼(0.9㎞)∼구례센터∼(6.0㎞)∼연파마을

 그래픽=두루누비 홈페이지

그래픽=두루누비 홈페이지

지리산둘레길은 국내 최대 산 지리산을 한 바퀴 도는 트레일이다. 모두 20개 코스가 있고, 전체 길이는 274㎞에 이른다. 사단법인 숲길(이사장 도법스님)이 운영하고 있다. 제주올레와 함께 국내 양대 트레일이라 할 수 있다. 사단법인 숲길의 이상윤 이사가 추천한 코스는 전남 구례 오미∼난동 구간의 13㎞ 코스다. 2012년 가장 늦게 조성된 코스로, 가장 인적이 드문 코스 중 하나다. 물론 대체로 평탄해 부담도 덜하다. 길이 시작하는 오미마을에 운조루가 있다. 옛날 마을 주민 누구나 쌀을 퍼 갈 수 있었다는 뒤주가 있는 고택이다. 길을 걷는 내내 따라오는 섬진강 풍경이 아늑하다.

전남 구례 운조루 대청. 왼쪽의 대청마루는 통나무다. 손민호 기자

전남 구례 운조루 대청. 왼쪽의 대청마루는 통나무다. 손민호 기자

해파랑길 - 동해안 종합선물세트

추천 코스 해파랑길 8코스 일부 구간(총 길이 8.5㎞) : 울산대교 전망대∼(3.8㎞)∼방어진항∼(2.3㎞)∼대왕암공원∼(2.4㎞)∼일산해변 입구

그래픽=두루누비 홈페이지

그래픽=두루누비 홈페이지

해파랑길은 국내 최장 트레일이다. 부산 오륙도에서 시작해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동해안을 따라 장장 770㎞나 이어진다. 동해안을 오롯이 잇는 해파랑길은 부산·울산·경북·강원 등 4개 광역자치단체와 19개 기초자치단체를 거친다. 이 거대한 길에서 울산 해안을 따라 조성된 해파랑길 8코스를 추천한다. 8코스 중에서 8.5㎞ 길이의 중간 구간이다. 해파랑길을 오랫도안 운영·관리해온 트레일 단체 ‘한국의 길과 문화’의 윤문기 사무처장이 추천했다. 이 코스의 하이라이트는 대왕암공원이다. 등대·포구·솔숲·다리·갯바위·백사장 등 동해안의 전형적인 풍경도 만끽할 수 있다.

울산 대왕암 [사진 연합뉴스]

울산 대왕암 [사진 연합뉴스]

강릉바우길 - 강릉 여행은 걷는 재미래요

추천 코스 5코스 일부 구간(총 길이 8㎞) : 경포대∼(2.1㎞)∼허균ㆍ허난설헌 기념공원∼(0.9㎞)∼솟대다리∼(4㎞)∼강릉 커피거리∼(1㎞)∼남항진해변

그래픽=네이버 지도

그래픽=네이버 지도

강릉바우길은 사단법인 강릉바우길이 조성한 강원도 강릉시 일대의 대형 트레일이다. 확장 구간을 포함해 모두 400㎞나 길이 이어진다. 강릉바우길 이기호 사무국장이 어린이날 연휴를 맞아 추천한 코스는 바우길 5코스의 마지막 8㎞ 구간이다. 경포대에서 시작해 경포호수를 절반쯤 돈 뒤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을 들렀다가 강목해변부터 안목해변까지 해변 솔숲을 통과한다. 길이 끝나는 지점에 유명한 강릉 커피거리가 있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명소를 여럿 끼고 있으나, 막상 길을 걷는 사람은 많지 않다. 거의 평지로만 이어진 코스라는 점도 추천 이유다.

강릉 커피거리. 강문해변과 솔숲길을 걷다 보면 카페 늘어선 안목 해변이 나타난다. [중앙포토]

강릉 커피거리. 강문해변과 솔숲길을 걷다 보면 카페 늘어선 안목 해변이 나타난다. [중앙포토]

 손민호 기자 ploves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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