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은밀한 코로나 선전선동···몰래 獨정부 만나 "발생지는 美"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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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부 대변인 자오리젠이 트윗을 통해 날린 "미군이 우한에 바이러스를 가져왔을 것"이라는 의혹 제기는 미국의 격분을 샀다. 연합뉴스

중국 외교부 대변인 자오리젠이 트윗을 통해 날린 "미군이 우한에 바이러스를 가져왔을 것"이라는 의혹 제기는 미국의 격분을 샀다. 연합뉴스

주독일 중국 대사관이 독일 연방정부를 상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 선전선동 작업을 했다는 독일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특히 중국 측은 코로나19의 발생지가 중국이 아니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독일 벨트지 중국측 여론조작 시도 폭로 #중국대사관, 연방 공무원과 비밀 접촉 #중국이 발원지 아니라는 점 집중 부각 #독일, 중국에 "투명성이 가장 중요" 핀잔 #벨트지 "중국이 코로나 역사 다시쓰려 시도" #독일 녹색당 "EU도 중국의 여론조작 대상" #주독일 중국대사관 "거짓, 무책임한 보도"

독일 벨트(WELT) 지는 16일(현지 시각) "중국은 코로나 역사를 다시 쓰기를 원하며, 이를 위해 독일 공무원들과 비밀리에 접촉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 대해 독일 정부는 중국을 강력히 비난하고 있다. 중국 대사관 측은 부인하는 중이다.

독일 주재 중국대사관이 독일 연방정부 공무원을 상대로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는 사실을 독일 정부가 확인했다는 내용의 독일 벨트 지 보도. 벨트지 온라인 캡처

독일 주재 중국대사관이 독일 연방정부 공무원을 상대로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는 사실을 독일 정부가 확인했다는 내용의 독일 벨트 지 보도. 벨트지 온라인 캡처

보도에 따르면 독일 연방 내무부는 마가레테 바우제(Margarete Bause) 연방 하원의원(인권위 녹색당 간사)의 질의에 "중국 외교관들이 독일 공무원들과 접촉하는 것을 알고 있다"고 서면 답변을 통해 밝혔다. 독일 내무부는 "중국은 코로나19 대유행의 기원에 대한 자신들의 선전을 확산시키기 위해 공무원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며 "중국의 접촉 시도는 코로나19에 대한 긍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코로나19는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미국이 기원"이라는 주장을 해왔다.

중국은 또 독일 내무부뿐 아니라 외교부와도 접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연방 외교부가 발칵 뒤집혔다"고 벨트 지는 전했다.

독일 연방정부는 중국 대사관의 이런 시도에 대해 "팬데믹의 성공적인 극복을 위해서는 투명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중국 측에 분명히 전했다"는 요지의 경고성 답을 했다. 중국 측의 영향력 행사 시도가 좌초했다는 의미다.

그러나 녹색당은 연방 정부가 중국에 대한 원칙적인 비판을 유보하고 코로나19 바이러스 억제를 위한 중국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기로 한 데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녹색당은 연방 정부가 이런 태도를 취하는 것은 "비겁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바우제 의원은 "유럽연합(EU)도 중국이 코로나19와 관련된 허위 정보 캠페인의 대상이며, 음모론을 제기하는 국가군에 속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런데도 연방 정부는 베이징(중국)에 항의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주독일 중국 대사관 측은 이같은 독일 연방 정부와 언론의 보도에 대해 "거짓말을 했고, 무책임하다"며 부인했다.

독일 언론들은 중국의 이런 시도에 대해 "코로나 팬데믹을 발생시키고도 여론조작, 허위정보 유포, 음모론을 통해 중국을 선행자인 양 포장하고 있다"고 일제히 비난하고 있다. 더불어 중국이 이런 여론조작을 통해 5G 통신기술 판매와 같은 숙원을 실현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김기찬 고용노동전문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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