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21세기 바이로 러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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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산업을 선점하기 위한 각국의 경쟁은 ´소리없는 전쟁´ 에 비유된다. 인간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질병 없는 장수의 꿈과 식량.환경.에너지를 바로 생물산업이 해결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정부투자를 제외한 민간기업들이 올해 쏟아 부을 돈은 1백80억달러로 분야별 투자규모 1위다. 2위인 공학분야의 2.5배, 물리학분야의 4.5배 규모다.

미국 정부의 계산된 바이오 선점은 이미 1992년 ´21세기를 향한 생물공학기술 주도정책´ 수립에서 나타난다.

연방정부 차원에서 보건부.상무부 등 12개 중앙정부와 주정부에서 생물산업관련 업무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했다. 국립인간게놈연구소.국립암연구소 등 16개 기관을 지휘하는 국립보건원이 바로 보건부 산하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장황신 연구원은 "미국이 올 국가 총연구개발투자비의 21.5%에 해당하는 1백78억달러를 국립보건원에 투입한 것은 연구비투자 우선순위가 정보통신에서 바이오로 이동한다는 의미" 라고 말한다.

인체게놈연구의 주도권을 뺏긴 일본은 응용분야에선 우위를 선점하겠다며 정부투자를 급격히 늘리고 있다.

올해 과기청 등 10개 정부부처가 참여하는 게놈관련 예산은 총 5백61억엔. 지난해보다 1백23% 증액했다.

근간은 지난해 1월 관련부처가 협동해 만든 ´생명공학산업 창조를 위한 기본방침´ 이다. 2010년까지 현재 1조엔 시장을 25조엔까지 키우고, 1천개의 바이오 벤처를 설립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기초 및 기반.실용화기술 개발은 물론 산.학.관 연대강화, 지적재산 보호.국민적 이해 촉진까지 연구내용에 포함시켰다.

특히 올해부터 추진되는 ´밀레니엄프로젝트´ 는 사람과 벼의 해석에 주력, 내년까지 3만개의 인간기능 유전자를 밝혀 신약개발을 지원한다는 목표다.

유럽연합에선 영국이 생명공학관련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복제양 돌리로 성가를 높인 로슬린연구소는 1백50개국에 특허를 신청해 놓고 있다.

현재 생물산업 종사자는 4만명으로 미국에 이어 2위며, 매년 20%씩 일자리가 증가하고 있다. 이는 전세계 바이오관련 회사의 4분의 1이 영국에 있다는 사실에서 확인된다. 94년 이래 1백10개 이상의 생물공학제품이 임상시험을 거쳐 승인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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