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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간질① 간질이란 무엇인가?

중앙일보

입력

간질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남녀노소, 빈부귀천에 관계없이 생기는 아주 흔한 질환이다. 따라서 우리 주변에는 알게 모르게 많은 사람들이 간질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가 대대로 내려오는 잘못된 관습이나 그릇된 이해로 인해 필요 이상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이러한 불필요한 고통을 덜어 주기 위해서는 환자 자신은 물론이고 그들의 가족, 기타 관련된 모든 사람들에 대한 적절한 교육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고 하겠다.

본인은 앞으로 간질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 치료법, 간질과 학교 혹은 사회 생활과의 연관성 등에 관해 여러 차례에 걸쳐 나누어 이야기함으로써 간질에 대해 알고자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경련/발작

우선 간질을 얘기하기에 앞서 경련 혹은 발작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하는데 경련/발작이란 혈액내의 당이 부족하거나 나트륨, 칼슘 등과 같은 전해질의 이상, 고열, 뇌의 염증 등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뇌의 신경 세포가 흥분하여 비정상적인 전기를 방출함으로써 정신을 잃거나 몸을 떨거나 이상한 행동을 하는 등 갑작스런 행동 변화를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간질은 엄격한 의미로는 앞서 언급한 여러 가지 유발요인이 없이 경련을 두 번 이상 하는 것을 말하나 통상적으로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뇌 기능의 장애가 있어 경련을 두 번 이상 하는 경우를 말한다.

미국 통계조사에 따르면 조사 방법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대략 인구 1000 명당 5-7명이 간질을 앓고 있으며 1년에 10만 명당 약 30-50명 정도가 간질이 있는 것으로 진단을 받는다.

원인

간질의 원인으로는 원인을 모르는 경우가 약 70% 정도나 차지하고 원인이 있는 경우는 뇌혈관 장애, 예를 들면 중풍이나 혈관기형 같은 것이 약 13%, 선천성으로 생긴 뇌 기형이 약 6%, 사고나 난산 등으로 생긴 뇌 손상이 약 4%, 뇌종양이 약 4%, 기타 뇌염이나 뇌수막염 같은 감염 등이 원인이 된다.

일반인들의 생각 가운데는 간질이 유전병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며 실제로 일부 간질은 유전적 요소가 강하게 있기는 하나 많은 경우 아직 유전자 발견이 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확언을 하기에는 이르다.

증상

간질의 증상은 아주 다양하며 각 개인 마다 특유의 증상을 가진 경우가 많고 일부에서는 전조증상이라 하여 표현하기 힘든 이상한 느낌이 들거나 속이 좋지 않거나 등등 다양한 증상들을 경련 전에 가지는 경우도 있다. 또한 일부에서는 경련 후에 바로 잠들기도 하고 때론 머리가 아프거나 토하기도 하고 어지러워하기도 하는데 이런 증상들은 대개 시간이 지나며 저절로 회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편 경련 양상과 뇌파소견을 근거로 간질을 여러 가지로 분류를 하는데 크게 부분 발작과 전신 발작, 기타 등으로 나눌 수 있으며 부분 발작은 의식이 깨끗한 상태로 얼굴 한쪽을 씰룩거리거나 한쪽 손의 감각이 이상하거나 하는 단순 부분 발작과 멍한 상태가 오래가거나 멍한 상태로 입을 다신다거나 옷을 만지작거리는 복잡 부분발작, 그리고 앞서 언급한 증상들이 있다가 온몸으로 퍼져 경련을 하는 이차성 전신화 발작으로 나누어진다.

전신 발작은 의식이 없는 상태로 온몸이 경직되고 입가가 새파랗게 변하며 이어 온몸을 심하게 떠는 전신성 강직 간대 발작, 온몸만 굳어지는 강직발작, 온몸을 심하게 떨기만 하는 간대 발작, 그리고 학동기 아동이 한번씩 순간적으로 깜박 깜박 정신을 잃는 결신 발작, 어린 영아가 갑자기 한번씩 놀라듯이 깜짝깜짝 몸을 웅크리는 근간대성 발작, 갑자기 고개를 떨구거나 풀썩 주저앉고 하는 탈력 발작 등이 있고 그 외에도 분류되기 힘든 여러 발작 형들이 있다.

진단

간질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우선 경련을 목격한 사람들로부터 그 양상을 자세히 설명 듣는 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그 외에도 임신/분만 시에 문제가 없었는지? 발달은 정상이었는지? 가족 중에 경련을 한 사람은 없는지? 등을 알아 보아야하겠고 경험 있는 의사의 자세한 진찰, 피검사, 뇌파검사, 뇌 자기 공명영상(MRI) 혹은 컴퓨터 단층 촬영(CT) 같은 특수촬영, 기타 의심되는 특수 경우에 따른 특수 검사 등을 필요로 한다.

이 가운데 뇌파검사는 뇌의 전기적 활동을 보기 위한 검사로 비정상적인 전기방출이 있는지? 있다면 어떠한 양상으로 방출되는지? 어디에서 방출되는지? 등을 알 수 있게 하여 진단 및 치료에 많은 도움을 주며 뇌 촬영은 뇌의 생김새를 볼 수 있게 함으로서 원인을 아는데 많은 도움을 주며 나아가 수술이 필요할 때 중요한 자료가 되기도 한다.

치료

간질의 치료는 약물요법, 수술요법, 식이요법, 기타 여러 보조적 요법들이 있으며 이들에 대한 자세한 언급은 다음으로 미루기로 하자.

글 : 경북대병원 소아과 권순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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