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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난 NFL의 사상 첫 '방구석 신인드래프트'

중앙일보

입력

자택 지하실에서 신인드래프트를 진행 중인 NFL 커미셔너 로저 구델. [AP=연합뉴스]

자택 지하실에서 신인드래프트를 진행 중인 NFL 커미셔너 로저 구델. [AP=연합뉴스]

"신시내티 벵갈스의 선택은 루이지애나 주립대 쿼터백 조 버러우입니다."

최대 축제 코로나로 온라인 진행 #커미셔너 자택 지하실서 열려 #전년 대비 시청률 기록적 상승 #기부금도 1000억원 이상 모여

지난 24일(한국시간) 로저 구델 미국프로풋볼(NFL) 커미셔너는 2020 신인 드래프트(85회) 영예의 1차 지명자를 발표했다. 하지만 장내는 고요했다. 예년처럼 희비가 엇갈린 구단 관계자들의 함성이나 웅성거림은 없었다. 그가 행사를 진행한 곳이 다름 아닌 자신의 집 지하실이었기 때문이다.

올해 NFL 드래프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사상 처음 온라인으로 열렸다. 당초 이번 행사는 네바다주 패러다이스의 한 호텔에서 화려하게 열릴 예정이었다. 통상적으로 이 행사는 방송사에서 생중계한다. 일정도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이어져 미국 스포츠팬들은 하나의 축제로 여긴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발목을 잡았다. 행사 일정을 모두 취소한 대신 뉴욕주 브롱스빌에서 살고 있는 구델 커미셔너의 지하실에서 방송이 이뤄졌다. 구단 관계자들은 사무실이나 집에서 NFL 사무국과 화상 회의 방식으로 지명권을 행사했다. 신시내티의 지명을 받은 버로우는 자신의 집에서 부모님과 함께 프로 지명을 자축했다. NFL은 온라인상이라고 해도 한 집에 선수와 관계자를 포함 6명 이상 모이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임시방편으로 진행된 온라인 드래프트는 예상 밖 '대박'을 냈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안에서 지낼 수밖에 없게 된 미국인들이 TV 앞으로 대거 몰려들면서 시청률이 치솟았다. 드래프트 1라운드 결과가 발표된 첫날 지상파와 케이블, 디지털 시청을 합산해 약 1560만 명이 지켜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보다 무려 37% 상승했다. 기록적인 수치다.

구델 커미셔너에 따르면 드래프트 마지막날까지 1억 달러(약 1240억원) 이상의 코로나19 극복 기금이 모였다. 뜨거운 관심 덕분에 사흘 만에 큰 돈이 모였다. NFL 사무국은 이 돈을 미국 적십자,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재단 등 코로나19와 관련한 6개 비영리 단체에 기부할 계획이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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