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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난청, 치료, 극복할 수 있다

중앙일보

입력

그동안 일부 직업층이나 노인들의 질환으로 인식돼온 난청 등 청각장애가 최근 록카페와 댄스오락기(DDR) 등으로 소음환경이 급증하면서 모든 연령층에서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청각장애는 당사자나 주위 사람들에게 큰 불편을 초래하는 것에 비해 시각장애나 지체장애보다 사회적 관심이 부족하고 치료법 또한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아 치료시기를 놓치고 청각을 잃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각장애는 누구에게나 올 수 있고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극복할 수 있는 치료가능한 질환이라며 귀에 질환이 발생하거나 난청증상이 생기면 바로 전문의를 찾아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비인후과 전문의 등 청각 관련 전문가들의 도움말을 통해 청각장애와 난청 등의 교정에 널리 사용되는 보청기와 인공달팽이관 이식수술 등에 대해 알아본다.

▲청각기관-귀
귀는 인체 감각기관 중 가장 먼저 만들어지는 기관으로 자궁 속의 태아는 임신 16주께부터 소리를 듣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신기간 태교 방법으로 음악 이 각광받는 것도 바로 귀가 일찍 생성되기 때문에 가능하다.
귀는 소리를 듣는 것 말고도 몸의 균형을 잡아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럼증 때문에 ´빈혈´이라며 병원을 찾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평형감각을 담당하는 귀 안의 기관에 문제가 있는 경우도 많다.

귀의 구조는 외이와 중이, 내이로 나뉜다. 외부로 드러나 있는 귓바퀴와 여기서 모아진 소리가 내부로 들어가는 외이도가 외이이며 고막과 ´이소골´이라는 작은 뼈가 있는 중이, 달팽이관에서 소리정보를 신경을 통해 뇌로 전달하는 내이가 있다. 소리를 듣는 청각기관은 인간기술로는 아직 재현해낼 수 없는 최첨단 과학기기이다. 공기 중에 진동형태로 존재하는 소리는 귓바퀴에서 모아져 외이도를 통해 중이의 고막을 진동시킨다. 고막의 진동은 이소골이라는 작은 뼈를 진동시키고 이는 다시 내이에 있는 달팽이관의 림프액을 흔들면서 안에 있는 청세포에 연결된 미세한 털 세포를 자극, 청신경을 통해 신호가 뇌로 전달돼 소리를 인식하는 것이다. 외부의 소리를 처음 전달하는 고막에서 이소골, 달팽이관, 청세포, 청신경 등 어느 한곳에만 문제가 생기더라도 난청 등 각종 청각장애가 발생하게 된다.

▲가장 흔한 청각장애-난청
난청에는 발생시기에 따라 선천성과 후천성 난청, 난청 원인 기관에 따라 전음성(傳音性)과 감음(感音)신경성 난청 등이 있다.
선천성 난청은 유전적 요인이나 임신 중 산모의 약물복용 또는 감염, 출산 때 충격 등으로 청각기관에 이상으로 발생하고 후천성 난청은 중이염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거나 각종 약물의 부작용 등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전음성 난청은 청각기관에서 소리를 모아 달팽이관까지 전달하는 외이에서 중이 사이에 문제가 생겨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것으로 고막외상이나 외이도염과 각종 중이염 등이 원인이다. 감음신경성 난청은 말그대로 외이와 중이를 통해 들어온 소리 정보를 전기적 신호로 바꿔 뇌로 전달하는 내이와 뇌의 청각중추 사이에 이상이 생긴 경우로 유전적 요인이나 약물 또는 바이러스 감염 등이 원인이며 노인성난청과 소음성, 돌발성 난청 등도 이에 속한다. 전음성 난청은 근본적으로 원인질환 치료로 치유가 가능해 현재 수술로 많이 치료하고 있으며 보청기 등으로 비교적 쉽게 교정할 수 있다.

그러나 감각신경성 난청은 내이보다 더 깊숙한 곳에 있는 청신경 경로나 신경중추에서 이상이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보청기 등 치료법이 큰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어린이 난청이다. 어린이 난청은 비교적 자주 발생하지만 치료시기를 놓쳐 청력을 상실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언어를 습득하기 전에 난청을 치료하지 않으면 언어발달과 학습장애 등을 초래할 뿐아니라 치료가 더욱 어려워진다.
어린이 난청 원인은 유전적 원인이나 산모의 약물복용 등 선천적 요인과 감기 치료 부실로 인한 급성중이염이나 삼출성 중이염 등 후천적 요인이 있다. 어린이는 자신의 청각장애를 잘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부모의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 아기가 태어난 뒤 가능한한 빨리 병원에서 청각 이상여부를 검사하는 것이 좋고 가정에서도 아기가 소리에 반응하는 태도 등을 살펴 이상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면 전문의에게 검사를 받아야 한다. 생후 한두달 후에도 아기가 큰 소리에 놀라거나 울지 않을 때 또는 옹아리를 할 때가 돼도 이름이나 음악 등에 반응을 하지 않을 때, 말을 배우는 것이 특히 늦어질 때 등에는 난청을 의심해보는게 좋다. 학교 수업에서 집중력이 떨어지고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하거나 TV 소리를 지나치게 높이고 말하는 사람을 유난히 쳐다보는 버릇 등도 난청 증상일 가능성이 많다.

난청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능한한 소음이 많은 장소를 피하고 소음에 장기간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하며 중이염 등 난청 원인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특히 지하철 소리나 록카페의 시끄런 음악소리 등 80㏈ 이상의 심한 소음은 난청의 주범이므로 장기간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 또 난청은 스스로 알지 못하는 사이에 서서히 진행되고 악화되므로 난청이 의심될 때는 바로 전문의를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난청 교정 - 보청기와 인공달팽이관
현재 국내의 보청기 착용자수는 인구 10만명당 1.2명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미국의 약 16%에 불과한 것이며 전문가들은 이에대해 난청 환자들 스스로 난청을 고치기 어려운 장애로 여기거나 주변으로부터 장애인이라는 시선을 받지 않기 위해 보청기 사용을 꺼리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난청 증상이 있을 때 이를 치료하지 않으면 시간이 흐를수록 치료가 어려워질 뿐아니라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나 업무에 커다란 지장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난청의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노인성 난청을 비롯해 대부분의 난청은 수술치료나 보청기, 인공달팽이관(와우.蝸牛) 이식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며 보청기 사용은 눈인 나빠졌을 때 안경을 쓰는 것과 같이 당연한 것이라고 말한다. 보청기는 말그대로 듣는 것을 도와주는 기구다. 예를 들어 운동장이나 강당 등에서 사용하는 마이크와 스피커 등 음향시설도 많은 사람들이 잘 들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점에서 넓은 의미의 보청기라고 할 수 있다.

보청기는 소화기, 증폭기, 수화기, 축전지, 귀꽂이 등으로 구성되며 국내에서 판매되는 최신형 디지털 보청기는 대부분 GN리사운드나 스타키, 지멘스 등 외국 업체로부터 부품을 들여와 조립한 것이다. 최근에는 콘택트렌즈처럼 고막에 붙이는 ´이어렌즈´나 귀 부근 피부 아래에 보청기를 넣는 매설형 보청기도 개발되고 있지만 일반화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다.

널리 사용되는 보청기로는 귀걸이형과 귓속형 등이 있고 가격은 보통 250만-280만원 선이다. 하지만 보청기는 고급형, 고가품이라고 좋은 것은 아니다. 보청기를 사용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난청 정도와 특성에 꼭 맞는 보청기를 선택하는 것이다.

보청기는 주변의 소리를 크게 만들어주는 장치이기 때문에 자신의 난청증세와 맞지 않는 보청기를 사용할 경우 난청을 더욱 악화시키거나 필요없는 주변 잡음까지 크게 만들어 불편만 가중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소리는 잘 들리지만 높은 주파수대의 소리가 잘 안들리는 노인성 난청의 경우 전체 주파수대역의 소리를 모두 증폭시키는 보청기를 사용하면 소음만 크게 느끼게 될 뿐 난청 교정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난청증상이 있다고 판단되면 일단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찾아 정밀검사를 받고 보청기 사용이 도움이 되는지를 알아본 뒤 어떤 보청기가 적당하지 상담하는게 좋다.

중이염의 경우 수술을 통해 난청을 치료할 수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정확히 검사하지 않고 보청기를 사용하면 치료시기를 놓쳐 청력을 아주 잃을 수도 있다.

보청기는 전문의의 정확한 검사와 지도가 우선돼야 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선천성 난청 등 고도 난청 환자는 인공 달팽이관 이식(cochlear implant)을 통해 청각을 되찾을 수 있다. 인공달팽이관 이식은 수술을 통해 달팽이관 안에 전극을 넣은 뒤 정신경을 자극하는 것으로 청력을 심하게 잃은 고도감각 신경성 난청(90㏈이상) 보청기로도 효과가 없는 환자, 성인중 후천성 난청환자 등이 대상이다.

우선 정밀한 청력검사를 통해 청력 손실 정도와 원인, 유형 등을 검사해야하고 인공 달팽이관 이식 후에는 일정기간 적응 훈련을 해야 소리를 제대로 듣을 수 있다.

신생아와 어린이들의 경우 조기에 고도 난청을 발견해 인공달팽이관을 이식하고 훈련하면 정상에 가까운 청력을 회복, 정상아와 같이 성장할 수 있으므로 부모들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서울=연합뉴스)

이주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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