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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여행사가 공개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여행법은?

중앙일보

입력

국내 최대 여행사인 하나투어가 새 시스템 '하나허브'를 선보였다. 기존 패키지여행과 달리 내가 원하는 일정을 유연하게 구성할 수 있다. [중앙포토]

국내 최대 여행사인 하나투어가 새 시스템 '하나허브'를 선보였다. 기존 패키지여행과 달리 내가 원하는 일정을 유연하게 구성할 수 있다. [중앙포토]

코로나19 사태로 여행이 금지된 시대, 한국 최대 여행사 ‘하나투어’가 400억원을 투입한 새 여행 시스템을 20일 공개했다. 단순히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을 개선한 게 아니라 기존의 패키지여행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꾼 시도여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여행법으로 유효할지 이목을 끈다.

하나투어의 새 여행 시스템 이름은 ‘하나허브’다. ‘기성복이 아니라 맞춤복 같은 여행’을 내세운다. 대형버스를 타고 30~40명이 함께 움직이는 패키지여행도 가능하지만, 내가 원하는 여행을 만들 수도 있다. 패키지 일정 중 일부만 합류할 수도 있고, 가족끼리만 소그룹 여행을 할 수도 있다. 항공이나 호텔을 바꿔도 된다. 여행사에 찾아가거나 전화로 설명할 필요 없이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에서 간단히 예약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항공권·호텔 예약도 개선됐다. 저렴한 날짜를 콕 집어주고 검색 속도도 빨라졌다.

하나투어 조일상 홍보팀장은 “달라진 여행 방식, 온라인으로 쏠린 여행 시장 등에 대응하기 위해 2018년부터 400억원을 들여 차세대 시스템을 준비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비정상적인 상황이지만, 도리어 미래를 준비하기엔 더 좋은 조건”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종식돼도 코로나 이전에 유행하던 뻔한 패키지 상품은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방콕 여행상품을 선택하면, 같은 패키지 상품에서도 항공, 호텔, 출발 요일 등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사진 하나투어 홈페이지 캡처]

방콕 여행상품을 선택하면, 같은 패키지 상품에서도 항공, 호텔, 출발 요일 등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사진 하나투어 홈페이지 캡처]

하나허브의 소비자 반응을 알긴 아직 어렵다. 새 예약이 거의 없어서다. 코로나19의 여파가 장기간 지속할 전망으로 예전처럼 해외여행이 가능할지도 불투명하다. 하나허브를 살펴본 업계의 평가는 대체로 호의적이다. 글로벌 OTA 관계자는 “패키지여행을 디지털화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며 “항공 예약도 예전보다 화면 구성이 훨씬 깔끔해졌고 속도도 개선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4월 현재 하나투어 직원의 80%가 유급휴가 중이다. 이달 초 하나투어가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라는 ‘찌라시’도 돌았다. 하나투어는 전면 부인하고 있으나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여행업 전체가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조일상 팀장은 “항간의 소문은 최소한의 사실관계조차 맞지 않는다”며 “새 시스템 도입에 따른 인력 재배치, 업무 변환 등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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