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소령 일본인에 골수 기증한 김공래씨

중앙일보

입력

육군 장교가 얼굴도 모르는 일본인 백혈병 환자에게 골수를 기증한다.

화제의 주인공은 육군대학 김공래(金工來.37) 소령. 金소령은 8일 충남대부속병원에서 혈액암으로 사경을 헤메는 일본인에게 골수를 이식한다.

金소령의 골수이식은 지난해 한.일 양국 사이에 맺은 ´협력적 골수기증을 위한 시험협약´ 에 따라 한국인이 골수를 기증하는 첫 케이스다. 지금까지는 한국인 8명이 일본인의 골수를 이식받았다.

金소령이 골수이식수술을 결심하게 된 데는 사연이 있다. 5년전 전방부대 전차대대 작전장교였던 金소령은 백혈병으로 투병중이던 후배 장교가 자신에 맞는 골수를 구하지 못해 결국 꽃다운 생명을 잃어야 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그뒤 그는 사단법인 한국골수은행협회에 골수기증 희망자로 등록했다.

1986년 서울대 농대 임산가공학과를 졸업, ROTC 24기로 임관한 金소령은 전차중대장.참모 등을 거쳐 육군대학 교관으로 근무중인 독실한 크리스챤이다.

그는 이식수술을 앞두고 "내몸속의 골수 일부분으로 꺼져가는 생명을 살릴 수 있다면 이보다 더 감사한 일은 없다" 고 말했다.

한편 육군 비룡부대 김석동(金錫東.24) 상병도 골수이식에 나선다. 1996년 혈액암 환자를 돕기위해 ´조혈모세포은행´ 에 골수자원을 등록한 金상병은 지난해 12월 서울 중앙병원의 기증을 요청받고 기꺼이 수락, 金소령과 같은 날인 8일 강남성모병원에서 수술을 받는다.

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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