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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돌이 의료봉사단 노숙자 의료지원

중앙일보

입력

2일 오후 7시 30분 부산시 동구 수정동 노숙자합 숙소인 소망관.
외환위기로 인한 구조조정 과정에서 직장을 잃고 거리로 내몰려 이 곳에서 생활하는 노숙자 160명은 모처럼 아픈 곳을 치료받고 안경도 새로 맞췄다.

몸이 쇠약해져 항상 질병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포돌이 의료봉사단(단장 이승룡.李承龍) 단원 15명이 한방과, 안과, 이비인후과, 비뇨기과, 정형외과, 치과 등 7개 분야로 나눠 2시간 가량 진료와 간단한 치료를 해준 덕분이다.

봉사단은 정밀검사나 정기적인 통원치료를 받아야하는 사람은 회원소속 의료기관에서 언제든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무료진료권을 배부했다.

또 시력이 좋지 않아 고생하는 노숙자에게 미리 준비해간 50개의 돋보기 안경을 나눠줬고 시력을 측정한 자료를 토대로 3일후 안경을 제작해 주기로 했다.

지난 1월 소망관에 들어온 김모(45)씨는 "노숙을 하면서 추위에 떨고 술로 생활했기 때문에 몸상태가 말이 아니었으나 의료보험카드도, 돈도 없어 병원문턱에도 갈 수 없는 처지였다"며 "의료봉사단이 방문해 한방치료와 안과치료를 해줘 무척 고맙다"고 말했다.
소망관 남두희(南斗熙)관장은 "노숙자들 대부분이 알코올 중독 등으로 간이 많이 손상돼 시력이 좋지 않고 치아도 나쁜 상태인데 봉사단의 방문으로 큰 도움이 됐다"며 이들이 건강한 상태로 사회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계속적인 지원과 관심을 부탁했다.
이승룡 의료봉사단장은 "회원 대부분이 경찰서의 자문위원으로 위촉됐으나 특별히 하는 일이 없었다"며 "변화와 봉사하는 경찰과 뜻을 같이 하기 위해 지난달 24일 발족했으며 앞으로 매월 2-3차례 부산지역 노숙자시설을 돌며 무료진료활동을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단장은 또 "경찰서와 파출소에 접수된 사건 및 교통사고로 부상했으나 가정형편이 어려워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영세민에 대해서도 무료치료와 함께 경제적인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포돌이 의료봉사단은 자원봉사에 동참할 피부과. 내과 의사와 약사 각 1명,간호사 2명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법률.장학지원단을 구성하기 위해 변호사와 행정서사 등의 도움도 원하고 있다.(☎ 462-2123)
(부산=연합뉴스)

조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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