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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모유 먹여야

중앙일보

입력

산모의 초유에서 다량의 다이옥신이 검출된 것으로 밝혀지자 앞으로도 아기에게 계속 모유를 먹여야 할지 궁금해 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연구에 참여한 담당자들을 포함, 전문가들은 모유내에서 다이옥신이 많이 검출됐더라도 모유는 아기에게 단점을 상쇄하고도 남을 엄청난 장점을 갖추고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다이옥신 함유에도 불구하고 모유는 면역학적 방어작용 등 신생아의 건강과 발달에 뚜렷한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가 있으며 이에 따라 모유먹이기가 촉진돼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현재 거의 모든 식품이 다이옥신에 오염된 상황에서 먹이사슬의 정점에 있는 인간의 모유에서 다이옥신이 검출되는 것은 필연적인 결과일 뿐 이것이 모유수유 기피의 원인이 돼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조사결과는 출산 직후 짜낸 초유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출산후 1주일∼1개월에 짜낸 모유를 채취해 분석한 일본, 미국 등 외국의 결과와 단순 비교할 수 도 없다.

식품의약품안전청 박귀례 생식독성과장은 ´모유는 신선하고 아기에게 가장 좋은 완전한 자연식´이라며 ´모유에서의 다이옥신 수치는 수유가 계속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낮아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출산 1개월후 모유내 다이옥신 잔류량은 출산 5일째보다 85.5%로 감소한다는 보고서가 제출돼 있다.

특히 아기에게 발현되는 모유의 장점은 이같은 단점과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우선 모유에 들어있는 임파구, 다핵구, 거식세포 등의 면역물질은 자라나는 아기의 호흡기 감염이나 장염 등의 감염성 질환을 예방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알레르기 질환도 엄마 젖을 먹고 자란 아기들은 적게 걸린다. 우유나 분유에 들어 있는 단백질은 사람 몸에 낯선 이물질이기 때문에 흡수된 후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모유먹이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 대한가족보건복지협회 신순철 과장은 ´아기가 젖을 빨면 산모의 산후회복을 촉진시켜 줄 뿐 아니라 유방암 예방 효과도 있다´며 ´모유에는 두뇌활동과 관련있는 유당이 우유에 비해 많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신과장은 ´유태인 산모는 예외없이 모두 모유수유를 한다´며 ´수백 종류의 포유동물이 각기 새끼를 위해 젖을 분비하는데 각 동물의 특성에 따라 그 성분이 아주 다르기 때문에 사람은 역시 사람의 젖을 먹고 자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정주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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