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패 인정한 김종인 "자세 못 갖춘 정당 지지 요청해 송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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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통합당의 선거 참패와 관련해 16일 "아무리 부족하고 미워도 나라의 앞날을 위해 야당을 살려둬야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총선 결과 관련 특별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지지를 얻기에 통합당의 변화가 모자랐다는 걸 인정한다. 자세도 갖추지 못한 정당을 지지해달라고 요청한 것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통합당의 선거 결과에 대해선 "솔직히 아쉽지만, 꼭 필요한 만큼이라도 표를 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 국민이 정부·여당을 견제할 작은 힘이나마 남겨주셨다"며 "이번 총선에서 드러난 국민의 마음을 잘 새겨서 야당도 변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어 "문재인 정부가 나라를 옳지 않은 길로 끌고 가고 있다고 본다"면서도 "그러나 어쩌겠나, 국민이 이 정부를 도우라고 한 만큼 야당도 그에 따를 것이다"고 덧붙였다. 또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당부드린다"며 "코로나 19 위기는 정부가 최대한 선제적으로 과감하게 재정을 투입해야만 극복할 수 있다. 전례 없는 위기 극복을 위해 야당 지적에도 귀를 기울여 달라"고 했다.

한편 황교안 대표가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당 대표직을 사퇴하며 통합당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 이은 8월 전당대회 개최 가능성이 커졌다. 당 안팎에선 비대위원장 후보로 김 위원장 등을 거론하는 이가 많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비대위 이야기가 벌써 나오느냐"며 "나는 그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당에서 비대위원장 요청이 온다면 맡을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엔 "그건 아직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김기정·김홍범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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